정성태 [신작]

그녀에게

시와 칼럼 2024. 11. 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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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스산한 허공을 헤집고
촉촉하게 빗물이 스민다.
내 마음에도 온통
깊이 모를 슬픔이 번진다.

이제 등을 보이면
영영 떠나게 될 것이다.
빗속에 번지는
실체적 진실이 무엇이든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오랜 침묵의 무게와
차갑게 대면해야 한다.

더없이 소중하지만
고통스런 현실로부터
어쩌면 떼어내야 가벼울
버겁거나 혹은 호사스런
장신구를 하나씩 벗어내며
돌아서는 연습을 마쳐야 한다.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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