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은 이성을 초극해 작동하는 기제다. 정치 영역에 있어서 팬덤 현상도 이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 문제는 그것이 단순한 감각적 흥분만을 유발하게 될 경우엔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내일을 망각한 채 쏟아내는 선동정치 남발이 그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선한 의지가 담긴 감성적 접근은 필요한 측면이 있다. 불합리한 상황을 환기하고, 그에 대한 높은 호소력과 빠른 전파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안과 대책이 부재한 경우에는 한낱 말초적 자극에 머무는 선동의 종말로 귀결되고 만다.
혐오 정치는 그에 비해 더욱 난잡하다. 자신의 사특한 정치적 속셈과 유불리에 따라 함부로 독설을 내뱉는 경우다. 어떤 대상을 구획해 연신 헐뜯고 음해하는 조악한 작태다. 윤리적 자기 검열이 멸실된 채 스스로를 정의로운 사람인 듯 치장한다.
이러한 유형은 협심과 배려가 매우 빈곤하다. 국가와 국민을 향한 애정어린 시선이 아닌, 한낱 부랑자의 몽니와 유사하다. 끊임없이 특정 대상을 험담하고 모욕하며 거기서 존재 의의를 찾는다. 역량이 안되기에 해법을 제시할 수준도 못된다.
한국정치가 저질 막말, 가짜뉴스 등 심각한 양상이다. 정치권을 퇴락한 집단으로 몰아 넣는 폭력성과 추잡한 인신공격이 다반사다. 그로 인한 정치 반감도 깊어진다. 그러나 이는 필연코 자신들에 대한 돌이키기 어려운 불신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여기서 불현듯 김용민, 김의겸, 민형배, 송영길, 유정주, 이준석 등 최근 언론에 회자된 이름이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그들 대부분 불혹을 넘긴 혹은 가까운 우리사회 권력자 반열일텐데, 자꾸만 민망한 생각이 앞서고 있어서 유감이다.
물론 정치 권력이 경쟁에서 이겨야 되는 한계가 따른다. 그럼에도 금도는 있게 마련이다. 거짓과 음해, 폭력이 난무하게 되면 종래엔 너덜너덜한 천박함으로 각인된다. 또한 그들 모두를 덮치는 매서운 흉기로 작동되고 있음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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