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가을산에서

시와 칼럼 2023. 11. 1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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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에서


가을은 산으로부터 온다
산봉과 산봉을 맞닿은 운무
거기 정령들의 두런거리는 숨결과 함께

찰나를 살아 영원을 이어가는
그 새긴 뜻은 전 우주를 돌고도 남아
다시 불그레한 가을을 부르는데

이제 누구 있어 깨달아 알까
죽어 흩어진 얼굴들이 한데 모여
저렇듯, 무욕의 깨끗한 풍광을 살아감을

계절이 돌아가는 이 즈음
서성이는 마음은 잎새만이 아니어서
아직 제 길을 찾지 못한
내 번고의 뜨락도 젖어 운다.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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