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많이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나온 발언이다. 아울러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라며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해선 안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당은 늘 현장에서 유권자를 접촉하기에 민생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국민의 삶을 더 세심하게 살펴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참모진에게는 "민생 현장으로 더 들어가 챙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소통, 현장소통, 당정소통 더 강화"를 강도 높게 주문했다.
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수도권 선거 특성을 감안할 때, 무려 17%p 이상 격차를 보였다는 점은 여권 전체에 커다란 충격파가 아닐 수 없다. 그에따른 민심 이반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 지점이다.
따라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민 사이에 이심전심 형성된 대체적 정서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민심의 저변에 흐르는 한숨의 깊이를 짚어낼 수 있는 정무적 감각과 해결 역량을 겸비한 인적 쇄신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보수권 내의 극우적 정파에 휩싸인 손바닥 안의 자원들로는 절대적 한계다. 유연한 보수성향 인재들로 참모진을 대거 교체하고, 이념 과잉적 논란에서 신속히 탈피해야 한다.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숨은 위력은 부동층 향배다. 최대 30%로 추정되는 이들 성향은 특정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없거나 또는 약하다. 정치적 사안에 대해 목청을 높이지는 않으나, 선거 때 투표를 통해 반응한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메시지와 국정기조가 매우 중요하다. 극단적 화법보다는 포용적일 필요가 있다. 국민을 향한 훈계와 고압적인 언사 대신 고난한 삶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우선 요구된다. 아울러 희망의 전령이 되어야 한다.
윤 대통령의 강점으로 꼽히는 것 가운데 추진력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민심과 동떨어지게 나타날 경우에는 도리어 원성을 듣게 된다. 이를 추동한 주변인과 참모진에 대한 전면적 인적 쇄신이 요구되는 이유다.
그러한 변화된 자세를 통해 부동층을 견인할 수 있을 때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자양이 된다. 이는 향후 국정운영에도 탄력이 될 것임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민심은 천심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집권당을 이끌고 있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도 민생 안정과 사회적 약자 보호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실 및 정부와 갈등을 빚어서도 안될 일이겠으나, 저변 민심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물밑에서 조율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수도권 정서를 잘 살필 필요가 있다. 이를 방기하면 내년 총선에서도 참패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총선에 나서려는 후보들 또한 민심에 부합되는 경쟁력 측면에서 필히 살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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