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공산전체주의와 반국가세력 타도를 시사한 바 있다. 그 대상이 특정되지는 않았으나, 세간에서는 이를 두고 정부의 국정 기조에 회의적 시각을 지닌 60% 안팎의 국민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기는 듯싶다.
신냉전 체제, 엄격하게 말하자면 자국 이익의 극대화에 따른 국제사회 갈등 기류가 첨예화되는 와중에 있다. 그에 발맞춰 윤 정부 최일선에 이념적 도그마가 배치된 느낌이 강하다. 신념의 극단적 표출인 셈이다.
그 상대방이라 할 수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도덕적 파산 상태다. 이재명 대표 구하기에 모든 당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수시로 재판에 출석해야 되는 처지다. 체포동의안이 재청구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정치가 늪에 빠진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 이념 과잉을 낳고 있는 집권세력과, 자신들 죄를 둔갑하기 위해 혈안인 민주당의 마비된 죄의식 앞에 국민적 절망이 자리한다. 보통 사람이 도리어 정치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다.
자유와 평등은 대립적 개념이 아닌, 상호 보완적 관계일 때 위력을 발휘한다. 어느 한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면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 극단 이면에 또 다른 극단이 자리하게 되는 것이며, 폭등하는 갈등의 도돌이표가 될 뿐이다.
그럼에도 다행인 것은, 궤도 수정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민적 동의가 따르지 않을 때 다른 모색 혹은 출구 찾기가 얼마든지 열려 있어서다. 특히 그것은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과정상의 오류이기에 능히 원점 조절이 가능하다.
반면 숱한 범죄 의혹으로 사법적 심판을 목전에 둔 경우에는 다를 수 있다. 자신의 죄가 입증되는 순간, 파멸로 이어지는 공포가 자리한다. 이를 차단할 목적으로 숫적 우세를 앞세운 의도된 의회 폭주는 국가를 난장으로 몰아넣는다.
이는 어떤 원칙이나 소신이 심각하게 결여된 때문이다. 어쩌면 선동만을 일삼으며, 교언영색을 상용 수행하던 자들의 추악한 몰골일 수도 있다. 위선과 기만책동, 부패로 얼룩진 조악한 정치꾼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한국사회가 유독 정치만 후진국이라는 원성이 높다. 보수를 자처하고 있으나, 그 철학적 허약성이 쉽게 노출된다. 극단이 보수로 치장되는 일은 민망하다. 고도화된 세상은 흑백 논리가 횡행하던 해방 공간이 될 수 없다.
한편 허구헌날 진보와 개혁을 참칭하면서, 정작 날로 악화되는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에 대해 시늉만 남발하는 경우다. 특히 일부 패션진보에 의해 그 폐해가 심화되기도 했다. 입술로는 개혁, 뒤로는 반개혁의 연속이었다.
그래서다, 역사와 시대 앞에서 여야 공히 겸허한 자세로 돌아봐야 한다. 여권은 실사구시 자세로, 실용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포용성이 망실된 채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바로 그것이 공산전체주의에 다름 아닌 까닭이다.
민주당은 자신들 추함을 스스로 결박하는 결단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문재인 전 대통령 또는 이재명 대표 등 사람에 대한 미움 때문은 아닐 것이다. 고름을 짜내는 동통을 수반할 수 있을 때 국민적 신뢰로 이어지겠기에 그렇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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