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 끝에 사망한 40대 엄마와 의식 잃은 상태의 네 살배기 아들이 발견됐다. 전북 전주시 어느 작은 빌라에 세들어 살던 모자의 가슴 아픈 소식이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일어난 비극이다.
공과금 연체 등기 우편물 안내 통지서가 붙어 있고, 집세가 밀린 정황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경제적 어려움이 컸던 듯싶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내세우나, 가난한 이들에게는 남의 나라 얘기만 같다.
세들어 사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집주인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발견했다는 것이다. 굶어서 사망한 엄마의 시신 부패 상태 등으로 추정할 때 어린 아들도 최소 사흘 이상 굶주렸을 것이라고 한다.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시신에 외상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강력범죄나 극단적 선택이 아닌 내인사 가능성이 높다는 경찰 설명이다. 아이는 병원 치료를 받고, 지금은 의식을 되찾은 상태라고 한다.
여기서 따갑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행정 서비스의 무관심 또는 태만이다. 공과금이 밀릴 때 이를 거주지 복지담당 공무원에게 통보하고, 긴급 생계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했어야 하기 때문이다.
숨진 여성이 취업에도 제한이 따랐을 듯싶다. 어린 자식 양육 문제 때문에 일을 하기에는 수월치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한 애로사항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인 행정이 아쉽게만 여겨진다.
그와함께 여성가족부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행정 절차상의 미비점을 찾고, 그것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부서인 까닭이다.
이제라도 복지 시스템 전반에 대한 세심한 점검에 나서야 한다. 출산율이 OECD 꼴찌 상황에서 미혼모 정책도 대폭 포용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낳은 아이들이라도 잘 키워야 하겠기에 그렇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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