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절한 금자 씨'를 통해 널리 유행한 "너나 잘하세요"라는 대사가 있다. 배우 이영애 씨가 주연을 맡고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스릴러 영화로 극중 금자가 냉소적으로 내뱉던 말이다.
이후 인구 사이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이 됐다. 이를테면 남의 일에 툭툭 불거져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을 향한 일종의 야유인 셈이다. 자기 앞가름도 못하면서 왜 나서느냐는 핀잔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와 관련 “나는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며 “현 정부의 대응이 아주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문 정부 당시 정의용 장관은 "IAEA 기준의 적합성 절차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 심지어 강경화 장관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은 일본의 주권적 결정 사항"이라고까지 했다.
바로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공식 정책 방향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현재 입장과 판박이로 닮아 있다. 그런데 막상 일본에서 방류가 시작되자, 누워 침뱉기를 시연하고 있으니 딱할 따름이다.
불현듯 드는 의문은, 만일 문 정부 때 오염 처리수가 방류됐다면 어찌됐을까? 문 정부 반대가 무서워 일본이 방류하지 않았을까? 혹은 조국 당시 장관 앞장세워 죽창 들고 막았을까?
정작 진짜 위험한 원전 오염수는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당시 그대로 바다에 유입된 것이다. 그러나 이후 후쿠시마 근해를 제외한 다른 곳의 유의미한 오염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이번 경우에는 알프스 처리 과정을 거쳤다는 점이다. 그것도 바닷물과 희석돼 조금씩 방류되고 있다. 또한 태평양 해류를 따라 미국, 필리핀 해역을 거쳐 우리 쪽으로 당도한다.
정부도 지속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물론 일본이 방류하지 않고 처리하는 것이 옳다. 방류 자체를 찬성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유체이탈 화법을 즐겨서야 어디 될 일인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의해 촉발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방침 또한 그렇다. 문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을 것” 운운하며 불쑥 끼어들었다.
이는 문 전 대통령이 "잊혀진 사람으로 남고 싶다"던 자신의 퇴임 후 거취를 스스로 짓밟은 언사다. 사실상 잊혀지기보다는 오히려 현실 정치 한복판으로 그를 소환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 혈세로 숱한 경호원을 두고 있으며, 고액 연금으로 호사스러운 삶을 누린다. 평산마을에 책방 열어 대깨문 호주머니까지 털고 있다. 내년 총선 출마 생각이 아니라면 자숙할 일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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