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노무현 정권 때다. 집권 초기 친일파 명단 작성하겠다며 온 나라를 들쑤셨다. 그런데 정작 그것을 주도했던 당시 신 아무개 의원 부친이 일본군 헌병 오장 출신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념논쟁 또한 극을 치달았다. 국가보안법 존폐 또는 개정 논란으로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러는 동안 치솟는 주택값은 하늘과 맞짱뜰 기세였다. 거기 서민들 시름만 깊어갔다.
경신된 국정 기록도 다수다. 직선제 이후 군대를 동원한 사상 초유의 시위 진압이 자행됐다. 가장 많은 노동자 해고, 구속, 사망도 낳았다. 입술로는 개혁이었으나 그 속살은 반개혁의 연속이었다.
그로 인한 민심 이반도 날로 더해갔다. 노 대통령 지지율이 5%대까지 추락한 여론조사도 나왔다. 이후 휴전선 도보쇼가 펼쳐지며 20%대 중반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한국과 중국 속담 가운데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이 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도외시한 채 엉뚱한 곳에 정신팔려 세월을 허비하는 경우를 뜻한다. 노무현 정권이 그랬다.
도가사상이 배경인 듯한 속담 내용은 이렇다. 어느 나무꾼이 산속 깊이 들어가 나무를 하던 중 우연히 동굴을 발견했다. 호기심에 그 안으로 들어가니 백발 노인 두 명이 바둑을 두고 있었다.
나무꾼은 넋을 놓고 바둑 두는 것을 보다가 문득 돌아갈 시간임을 깨달았다. 이윽고 세워둔 도끼를 챙기려 했으나, 무슨 이유 때문인지 도끼자루가 썩어서 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를 괴이하게 여기며 터벅터벅 내려온 마을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곳 노인에게 자기 이름을 말했더니 “그분은 저의 증조부 어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세월이 훌쩍 지난 것이다.
최근들어 윤석열 정부가 호사가들에게 흥밋거리를 제공하는 듯싶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쇼 또한 입담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질겅질겅 씹히는 노가리 술안주가 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다수 국민은 그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오히려 야유를 보내는 기색이 역력하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냉담한 기류가 일반적이다. 정치 혐오만 더할 뿐이다.
우선 윤석열 정부는 공정성 확립에 역점을 둬야 한다. 광주에 이어 인천과 경기에서 연거푸 공사 중이던 아파트가 주저앉았다. 전형적인 이권 카르텔 때문이다. 불안을 느끼는 국민이 많다.
이를 반드시 혁파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입주 후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찌될까? 과거 삼풍백화점 악몽보다 더한 참사로 귀결될 것임은 자명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뿌리뽑아야 한다.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발생한 권력형 범죄 그리고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여러 혐의도 깊다. 그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척결돼야 할 패악이다.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긴요하다.
그와함께 경제 활성화 통한 양질의 일자리 확충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청년들이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희망의 전령이 돼야 한다. 이는 곧장 민생 안정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무릇 선출직 공직자는 유권자에게 권한을 위임받아 한시적으로 공적 업무를 수행한다. 그런데 그 권한을 악용해 자신의 치부 쌓기에 급급했다면 그 누구라도 사법적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이제 집권세력은 권력형 비위 척결을 위한 실효적 방안을 제시해야 된다. 또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 안정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야당은 자신들 죄를 털고 가야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거기 비로소 정치권 전반에 대한 국민적 신뢰로 이어진다. 아울러 초일류 국가로의 진입 또한 가능해진다. 무엇이 국가 전체를 위해 우선돼야 할 일인지 여야 모두 깊은 자성 있기를 촉구한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
'정성태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세당한 지성... 1억 6500만 원 책값 배후, 과연 누구일까? (56) | 2023.09.07 |
---|---|
문재인 전 대통령 정치 발언... 여론은 "너나 잘하세요" (52) | 2023.09.06 |
윤석열 정부 이념공세와 문재인 정부 탓하기... 누가 웃을까? (36) | 2023.09.03 |
자유시 참변(흑하사변)과 홍범도... 사할린부대는 왜 죽었나? (46) | 2023.08.30 |
이종섭 장관, 박정희 전 대통령 부관참시?... 그 확증편향 두렵다! (34) | 2023.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