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문자 체계와 사용 방법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국보 제7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되어 있다. 자랑스러운 우리 유산이다.
최근 언론인 출신 신 아무개가 자신의 책 3권 값으로 현금 1억6500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우선 놀랍고 당혹스러울 따름이다. 무슨 희귀 고서라도 되는 것이었을까? 참담한 심정이 앞선다.
지난 대선 전으로 시계 추를 되돌려 본다. 당시 윤석열 후보 승리가 유력시되는 분위기였다.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도 거의 대부분 윤 후보 당선이 예고됐다. 그만큼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런 가운데 투표일을 불과 사흘 앞두고 핵폭탄급 보도가 봇물을 이뤘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주임 검사였던 윤 후보가 조 아무개를 수사선상에서 빼줬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또한 조 아무개가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갔더니, 당시 윤석열 검사가 직접 커피를 타줬다는 것이다. 그러한 얘기를 김만배한테 들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모두 날조된 것으로 훤히 드러났다.
또 다른 문제는 사실관계 확인없이 받아쓰기가 됐다는 점이다. 크고 작은 매체 가릴 것없이 줄줄이 도배되다시피 했다. 해당 기사 추천수 조작까지 있었다고 하니,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다.
문제의 조 아무개는 훗날 대장동 대출 핵심 브로커로 활약한다. 따라서 부산저축은행 사건 때 윤 검사가 조 아무개를 봐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대장동 사태가 발생됐다는 비방으로 전개됐다.
이는 이재명 후보가 대선 국면에서 대장동 의혹 등으로 궁지에 몰리며 패색이 짙어진 가운데 나온 일이다. 대장동 사태 책임을 윤석열 후보에게 전가하려는 간특한 정치공작이었던 셈이다.
급기야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고도 했다. 이 얼마나 파렴치하고 가증스러운 일이란 말인가?
이러한 전모가 신 아무개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통해 드러났다. 또한 검찰은 신 아무개가 책 3권 값으로 김만배로부터 1억6500만원을 받고 허위 인터뷰를 내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아무개는 “일반 시민들이 (책값이 터무니없다는) 인상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자료의 중요성을 알면 오히려 싸다고 생각한다"는 참으로 뻔뻔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만배는 대장동 우두머리 업자다. 그가 신 아무개를 포섭해 대장동 몸통을 이재명 후보에서 윤석열 후보로 뒤바꾸려 했던 것으로 읽히는 지점이다. 대선 판도를 일거에 반전시키려 했던 셈이다.
그러나 해 아래 범죄는 반드시 드러나게 된다. 비록 곡절이 따르고, 시간이 경과될 수는 있을지라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더욱이 한눈에 보이는 뻔한 거짓으로 세상을 지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별히 민주주의 근간을 짓밟은 치명적 범죄라는 점이다. 문명화된 국가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자멸적 행위다. 보도경위, 대가관계, 배후 등을 철저히 가려 그 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할 일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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