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세계적 지탄과 나라 망신... 견딜 수 없이 부끄럽다!

시와 칼럼 2023. 8. 5.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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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8월 초순 날씨는 폭염 찜통 더위라 할 수 있다. 습기까지 높다보니, 간혹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더욱이 야외에서 한낮 땡볕에 장시간 노출되면 자칫 생명마저 위태롭게 된다. 실제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북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총 158개국 4만3천명 가량이 참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3개국 4천여명은 열악한 행사장 문제 등 안전이 우려돼 야영장 합류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행사장 기온이 연일 35도를 웃도는 가운데 온열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더러는 피부 화상을 입기도 한다. 부모가 급히 한국을 찾아 어린 자녀를 데리고 본국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영국은 단체로 서울에서 행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새만금은 바다를 간척해 조성한 곳이다. 때문에 습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더위를 해결할 시설이 부족해 참가자들이 줄줄이 병원행이다. 수도마저 미흡한 실정이니, 사정이 어떠할지 미루어 짐작하게 된다.

수만명이 함께 하는 행사장에 냉방시설과 그늘막이 턱없이 부족하다. 높이가 낮은 텐트만 촘촘히 들어서 있어, 한낮에는 한증막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다보니 준비부족과 운영미숙 논란을 낳으며 국내외의 강한 질타를 받고 있다.

기본적인 야영 인프라마저 마련하지 못한 탓에, 우선 참가자들 건강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국제적인 비난과 망신까지 자초되는 와중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아이들 데려다 놓고 오징어게임 시키는 것이냐"며 항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심지어 곰팡이 핀 달걀, 식사 대용 과자, 비위생적 화장실, 옆이 보이는 세면장, 저질 식사 등으로 얼룩지고 있다.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대책 마련을 주문하자, 그제서야 황급히 호들갑을 떠는 모양새다.

이번 대회를 위해 현재까지 국민 혈세 1천억 원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사를 충실하게 치르고도 막대한 금액이 남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도 무슨 이유 때문에 터무니없이 진행된 것인지 강도 높은 감사가 요구되는 지점이다.

특히 전북도의회 어느 의원의 망발이다. 그는 학생들이 참을성이 부족해서 문제라는 식으로 상황을 호도했다. 혹여 사망자라도 발생했으면 어찌할 뻔 했던가? 김관영 전북지사,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공히 책임을 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 158개국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배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도리어 세계적 지탄과 나라 망신으로 전락되고 있다. 남은 기간 모든 역량을 결집해 성공한 대회로 마무리될 수 있어야 할 일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