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윤석열 대통령께 띄우는 공개 서한

시와 칼럼 2022. 7. 18.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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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두 달 만에 30%대로 내려앉았다. 여기서 특별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현상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지속되고 있다는데 있다. 이게 자칫 고착화될 수도 있어서 적잖이 우려스러운 지점이 아닐 수 없다. 혹여 국가적 어려움으로 귀결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우선 큰 틀에서 울림을 주는 국가적, 국민적 비전 제시가 매우 아쉽게 여겨진다. 어떤 희망을 줄 것인지 또는 지금 처한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대국민 호소가 요구될 수도 있으리라 여긴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무슨 신적 반열로 착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기에 그렇다. 더욱이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많은 것이 뒤틀리고 망가져 있음도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각료 인사 문제와 관련해서도 국민 일반의 눈높이에서 벗어나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더욱이 그와 관련해 세간의 비난이 일자,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권의 인사참사와 비교 우위를 다투는 듯한 발언을 했다. 물론 그것이 사실 관계에 있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민은 그와는 다른 면모를 보고 싶어서 정권을 위임한 것이다. 이를 보다 냉철히 자각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의 자신감에서 기인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매일 아침 대통령실 출입구에서 이루어진 즉석 기자회견이다. 소탈하고 솔직한 측면에서는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자칫 설익은 면모로 비춰질 수 있다는 함정을 지닌다. 이는 국민을 얕잡아보는 가벼운 처사로 읽히거나 또는 교만하게 여겨질 소지도 다분하다.

대통령의 발언은 무겁고 엄중한 것이다. 따라서 언어도 정제돼야 한다. 이는 각기 다른 숱한 이해 당사자 사이에서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하는 국정 최고책임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이를 보다 폭넓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심층 파악하고 국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이 지녀야 할 정무 기능은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부족함이 없다.

부동층과 건강한 보수층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진보층 일각의 목소리에 마음을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그들에게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하려는 대신, 그들 일반이 듣고 싶어하는 조탁된 언어가 훨씬 생산적이고 바람직하다. 혹여 자만심이 있었다면 내려놓고, 보다 철저히 맞춰진 정교한 발언이 요구된다. 직언할 줄 아는 참모를 가까이 두고, 정무적 기능이 탁월하게 작동되는 메시지 관리 또한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문재인 정권의 온갖 실정과 허언 그리고 갖은 위선과 내로남불에도 불구하고, 임기 마지막까지 40%대를 유지했다. 문 대통령이 말을 아낀 채 계산된 발언만 했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했던 듯싶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함부로 쏟아내는 말로 인해 국민 감정을 더욱 상하게 했던 측면이 강하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를 복기할 수 있어야 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