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뉴스]

故 김문기 전 처장 아들 “함께 골프까지 친 이재명 후보가 아버지 기억 못한다는 게 납득 안 돼”

시와 칼럼 2022. 2.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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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승인된 대장동 사태가 언론 보도를 통해 세간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천문학적 금액이 특정 소수에게 돌아간 전대미문의 토건 비리다.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로 불리고 있다.

사정기관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이재명 후보 측근으로 불리던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가 연이어 구속됐다. 미국으로 출국했던 남욱 변호사도 귀국한 이후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곽상도 전 의원도 대장동 업자에게 50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죽음의 그림자도 따른다.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작년 12월 10일, 자택 인근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로부터 열하루 지난 시점에서 대장동 개발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문기 전 성남도개발공사 처장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한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사비 대납 의혹 녹취록 제보자인 이 아무개 씨도 자신이 투숙하던 모텔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여기서 이재명 후보가 작년 12월 하순 무렵, 채널A에 출연해 했던 발언이 다시금 소환되고 있다. 김문기 전 처장의 사망 소식이 타전되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될 무렵이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김문기 씨와 자신이 골프친 것처럼 국민의힘이 사진을 조작했다는 식으로 태연히 말한 대목이다. 또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시장 재직 시절에는 몰랐고, 알게 된 것은 경기지사가 된 후 개발 이익 관련 재판을 받을 때”라며 “저는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 사람”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마침내 참다못한 김문기 처장의 아들이 23일 기자회견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에게) 8년 동안 충성을 다하며 봉사했던 아버지의 죽음 앞에 어떠한 조문이나 애도의 뜻도 비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작년에 저희 아버지는 젊음을 바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작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가 아버지 발인 날이었다"며 "그날 이 후보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나와 춤을 추는 모습을 보였다"고 탄식했다. 또한 "이 모습을 80대 친할머니가 TV를 통해 보면서 오열하고 가슴을 치며 분통을 터트렸다"며 "그것을 보고 우리 가족 모두가 한번 더 죽을 만큼의 고통을 느꼈다"고 통분했다.

아울러 “이재명 후보와 아버지는 변호사 때부터 연을 맺은 사이”라며 "그러나 이 후보는 왜 아버지를 모른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따가운 말을 남기기도 했다. 덧붙여 “함께 골프까지 친 이 후보가 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아들로서 납득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날 회견에는 고인이 생전에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도 추가로 공개됐다.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당시 김 전 처장과 외국 출장에서 함께 찍은 것이다. 스카이타워 전망대에서 이 후보와 김 전 처장이 마주 앉아 식사하거나 또는 공원에서 이 후보와 김 전 처장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 등이다.

특히 당시 김 전 처장이 딸에게 보낸 영상에서 "오늘 시장님하고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 오늘 너무 재밌었고 좋은 시간이었어"라는 발언도 공개됐다. 여기서 ‘시장’은 이재명 후보, ‘본부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