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기타]

집들이 구실 삼아 이승철, 박완섭 시인과 함께 막걸리에 빠진 날

시와 칼럼 2021. 2. 2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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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말 무렵 이사한 이후 박완섭 시인에게서 집들이 하자는 연락이 왔다. 그럼에도 홀로 사는 모습이 그다지 좋지 않아 한사코 손을 저었다. 그렇게 지나간 일이 됐는데, 오늘 불현듯 종로에 도서를 사로 나왔다며 전화로 마음을 잡아 끈다. 그리하여 민족문학작가회의 전 사무국장 이승철 시인 그리고 박완섭 시인과 함께 만남을 가졌다. 우리 일행은 생선찜으로 저녁을 마쳤다. 그에 서운했던지 이승철 시인이 자기 집으로 가자고 하는 바람에 일행이 함께 거주지로 향했다.

개혁적 정치 지향점이 같으면서도 우리 일행은 어떤 차이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문재인과 이재명을 지지하며 정동영을 우호적으로 여기는 사람, 노동 시인으로 정동영을 사랑하며 진보당 당적을 지닌 사람 그리고 정동영을 안타깝게 여기며 진보당을 우호적으로 여기는 성향이다. 이를테면 세밀한 다름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상호 이를 알고 있는 터라 정치적 의견은 애써 삼가했다. 그럼에도 성폭력 문제에 관해서는 의견을 나누었는데, 세 사람 공히 얻은 결론은, 세상이 한참 바뀌었으니 매사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달과 십자가 불빛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또한 미묘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