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민생당, 어디에 설 것인가?/정성태

시와 칼럼 2020. 7. 2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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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혁신, 혁신도시, 기술혁신, 농업혁신 등과 같이 미디어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되는 낱말이 있다. 이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여 기존의 관습과 방법 등을 개선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어떤 획기적 기술과 효율적 방안을 지닌 기업경영 등에 빗대 흔히 사용된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개혁'이라는 낱말이 곧잘 차용된다. 개혁(改革)의 사전적 의미는, 급진적인 변화가 아닌, 사회 현상의 오류에 대해 점진적인 변화를 꾀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 따라서 개혁은 혁명과 같은 격정적인 변화와는 분명히 구별된다. 그래서 타협의 산물일 수밖에 없다.

다시말해 개혁과 혁명은 대별적 관계에 놓여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혁명은 어떤 대대적이고 파괴적 경향을 띈 물리적 힘이 작동된다. 그에 따른 피의 산물인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 개혁은, 법과 제도 개선을 통해 현재 나타나고 있는 부조리하고 불편부당한 점을 개선해 나간다. 그런 점에서 개혁은 가치 중립적 측면까지 내포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집권 3년을 넘어섰다. 그러나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철저히 기득권화된 보수 집단으로 퇴락한 면모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문 정권과 민주당을 향해 신적폐로 규정하는 경우도 적잖이 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그에 따른 반사 이득을 얻는 듯싶으나 충분한 효과는 누리지 못하고 있다. 태극기부대 등과 일정한 거리를 두며 중도 확장을 노리고 있으나, 현실 타개책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군소정당 가운데 열린시민당은 그야말로 문재인 정권 특공대에 비견될 수 있을 듯싶다. 조국 전 장관 수호가 이들 존재의 전부인 듯 착각이 들 정도다. 정의당은 집권 세력의 일탈에 대해 옳고 그름의 잣대보다는 정치적 유불리로 재단하며 갈팡질팡하는 행태를 나타내고 있다.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은 중도를 표방하고 있으나, 그게 무엇인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런 정치 지형에서 민생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비록 원외 정당의 처지로 내몰렸으나, 사회 ㆍ 경제적 약자의 호곡어린 눈물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올곧은 개혁적 가치와 그것의 실현을 위한 끈질긴 실천 방안을 통해, 국민의 삶 속으로 차곡차곡 스며들 수 있어야 한다.

냉철하게 따져볼 때, 거대 양당 모두 기득권 향유에 깊이 함몰된 집단에 불과하다. 특히 민주당은 거대 괴력을 지닌 공룡 집단을 이루었으나, 개혁의 성과물은 전무한 실정이다. 왜일까? 바로 국민적 대의보다는 자신들 사익 챙기기에 분주한 때문일 듯싶다. 거기 국민적 고통만 가중되고 있음은 목도하는 바와 같다.

민생당이 비록 덩치가 작더라도, 그러나 언제든 민주당을 대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세력임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의지할 곳 없는 국민들 삶의 중심에 서서, 그들과 함께 세상을 바르게 펴기 위한 고난의 행군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거기 비로소 국민적 관심이 날로 고조될 것이고, 또 점차 지지로 이어질 수 있겠기에 그렇다. 자신의 이익이 아닌, 국민 다수의 이익을 위해 복무할 수 있을 때 길도 열릴 수 있음을 각별히 새길 수 있어야 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