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조국 장관 사태로 촉발된 보수집회,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정성태

시와 칼럼 2019. 10. 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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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당과 보수단체들이 광화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집회를 열었다. 그들 주장에 따르면 300만 명이 모였다고 한다. 아마 30만 명 안팎은 족히 될 듯싶다. 며칠 전 서리풀 축제와 겹쳤던 검찰청 인근 조국 장관 옹호 민주당 관련 시위 때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다. 이를 민주당 식으로 왜곡해 말하자면 1500만 명이 모여서 조국 장관 사퇴를 외친 셈이 된다.

 

문재인 정권, 지난 노무현 정권 몰락과 매우 유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아주 판박이로 닮은 듯싶다. 우선 무능하고 무책임하다. 일반적인 상식을 비웃는 듯 여겨지는 뻔뻔함은 물론이고 부도덕한 면모까지 그렇다. 온갖 거짓과 궤변으로 여론 호도하기에 급급한 것도 빼닮았다. 숱한 범법 의혹을 안고 있는 조국 장관을 수호하자는 시위 자체가 이를 단적으로 웅변한다.

 

인구 사이의 여론 돌아가는 조짐이 매우 흐리다. 여기저기서 그러한 기류가 고스란히 체감된다.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도 차츰 불길한 기운을 띄는 풍향계다. 이건 아니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자성의 소리일 듯싶다. 중도층 이반은 물론이고, 특히 진보층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은 몰락의 전조 증상이다. 조국 장관 사태가 그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지지율 한자리까지 떨어지던 자유당을 완벽하게 회생시켜준 장본인들이 다름 아닌 문재인 정권이다. 경제악화에 따른 민생고까지 겹치면서 불만이 내재되던 여론 동향이었다. 여기에 조국 장관 임명 강행에 이은 집권세력의 오만한 대응이 맞물리며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노무현 정권 지지율을 5.7%까지 떨어트린 바로 그들 스스로를 폐족이라고 칭했던 부류에 의해서다.

 

진보와 개혁의 가치를 조국 장관 일가의 일탈을 통해, 마치 범죄 집단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희화화하고 있는 정국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를 위시한 일단의 사람이 내뱉는 몰염치와 오만무도한 언사 또한 등을 돌리게 하는 촉진제가 되고 있다. 가짜뉴스 진원지도 실상 집권세력에 의한 경우가 다반사다. 국가 권력을 마치 시민단체 활동하는 듯 운용하는 것도 큰 패착이다.

 

바로 그것이 진보, 개혁의 가치를 거짓과 위선의 대명사로 인식되게 하며 나락으로 몰아넣는다. 이것이야말로 진영 내부의 음습한 간자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 있다고 믿는 그 어리석음과 무도한 만용이 역사의 시계를 아득히 후진시키고 있는 셈이다. 국민 다수가 아닌 자신들만을 위한 철옹성을 쌓으려 하기 때문이다.

 

역사 앞에서 삼가하고 두려운 자세를 갖지 못한 때문이다. 짧게는 노무현 정권의 몰락을 통해 교훈을 삼지 않은 탓이다. 거기 몰락을 향한 특급열차는 당연한 수순일 뿐이다. 그게 다른 누구의 책임도 아닌 봉하 폐족들의 위선과 허위의 패악된 행태에서 기인한다. 무능하고 이율배반적이며 비열한 그것일 듯싶다. 씻기 어려운 업보이며, 누구도 구원하기 쉽지 않은 자업자득일 뿐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