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원도심 적산가옥 매입과 관련, 당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사실상 소유권자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 여파 또한 컸다. 그럼에도 당초 여론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목포 구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우호적 기류가 역력했다. 목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박지원 의원도 입이 닳게 두둔하고 칭찬하는 행태를 취했다.
그런데 SBS 취재가 거듭될수록 손혜원 의원이 자신의 친인척, 지인, 남편 법인 등 명의로 사들인 부동산 규모가 건물 20채 이상 및 토지 등으로 계속 불어났다. 애초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은 차명 매입도 큰 문제였으나, 줄줄이 늘어나는 숫자로 인해 여론도 급속히 악화됐다. 그러자 박지원 의원 태도가 돌변하며 손혜원 의원 비난에 가세했다.
박지원 의원은 "목포시민 모두가 속았다"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미꾸라지 한마리가 온 저수지 물을 흐리고 있다"고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또한 "국회의원 하지 말고 차라리 복덕방을 했어야 한다"며 "검찰에서 수사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박 의원이 처음에는 손 의원을 감싸는 듯 보였으나, 이후 여론이 급랭하자 매섭게 손절한 셈이다.
이 지점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손혜원 의원 관계가 절친 사이인 것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또한 부정적 인식이 옮겨붙는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집권당 원내대표를 대동한 손혜원 의원의 해명 기자회견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즉, 초선 의원 위력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저럴수 있느냐는 극적 의혹을 낳게됐고, 결국 손 의원이 탈당 형식을 취하며 청와대로 향하는 불길을 수습했다.
그런 한편 여기서 매우 흥미로운 상황이 전개된다. 손혜원 의원이 기자회견 및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이 더는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배신의 아이콘이고 노회한 정치인"이란 표현으로 박지원 의원을 맹비난했다. 아울러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보도했던 SBS 취재팀, 중흥건설, 조합 관계자들 그리고 박지원 의원에 대해 궁금한게 많다며 "검찰조사를 꼭 같이 받자"고 주문하고 나섰다. 사실상 고소 방침을 취한 셈이다.
그러면서 "목포시장 세번 바뀔 동안 계속 목포지역 국회의원 하셨죠"라며 "그 기간 중에 “서산·온금지구 고도제한 풀렸죠"라고 다그쳤다. 아울러 "최고의 자리(유달산 자락)에 고층 아파트를 건설하는 계획에 관련된 분들에 대해서도 할 수만 있다면 함께 검찰조사를 받고 싶다"고 맞불을 놓았다. 손혜원 의원 논란이 불거지기 몇해 전, 중흥건설의 200억원대 비자금 의혹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적이 있는데, 이를 타점으로 삼고 있다는 의구심을 낳게하는 대목이다.
박지원 의원은 그러한 손혜원 의원의 의혹 제기를 일축했다. 박 의원은 "2017년부터 목포 유달산 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서산·온금지구 재개발을 반대하고 있다"며 "손혜원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발뺌했다. 손 의원이 제기한 "박지원 의원이 목포에서 3번이나 국회의원을 했고 “서산·온금지구 고도제한이 풀렸다"는 재개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한 셈이다.
그런 이후 박지원 의원 입에서 문재인 정부 칭송하는 소리가 연일 귀에 따가울 정도였다. 특별히 사정기관을 통괄하고 있는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에 대한 애뜻한 구애는 단연 낯간지럽게 했다. 아울러 수사 지휘 총사령관을 맡게 될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에서의 호위무사와 다름없는 역할은 여당 의원들마저 당혹케 했다. 뭔가 사정당국의 칼날을 피해보려는 몸부림이 아니겠느냐는 국민 일반의 시각도 상당하다.
박지원-손혜원 의원 사이의 혈투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즈음, 이번엔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서산·온금지구에 3000세대의 고층아파트를 짓겠다며 난개발을 획책할 때 정종득 전 목포시장과 함께 다닌 사람이 박지원 의원이라는 것은 목포 시민이라면 다 안다”고 박 의원을 비난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토건행정을 반대했던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중흥건설 측에서 지난 2017년 서산·온금지구에 고층아파트를 지으려고 1만4000㎡를 매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그렇다면 이제 검찰에서 나서야 할 차례다.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차명매입 및 투기의혹은 그것대로 검찰수사가 진행돼야 할 일이다. 아울러 고층아파트 건축을 둘러싼 중흥건설과 조합 관계자들 그리고 박지원 의원에 대한 의혹 또한 밝혀져야 한다. 목포 시민의 자존심 회복 그리고 알권리 충족 차원에서 우선 그렇다. 더욱이 국민적 의구심도 대단히 큰 사안인만큼 이를 일소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신임 윤석렬 검찰총장에게 거는 기대다. 특별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말을 믿고 싶은 까닭이다.
시인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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