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뉴스]

조배숙 "탐욕에 눈먼 일부 기업, 청결로 포장하여 독극물 유통/정성태

시와 칼럼 2019. 7. 23.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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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명 가까운 산모의 폐가 굳으며 의문사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2011년에 발생한 일이다. 이듬해 수사가 진행됐으나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검찰의 괴이한 사유와 함께 기소중지됐다. 그러나 숱한 피해자가 사망 또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일이 계속됐는데도 검찰의 태도는 모호했다. 피해자들의 반발도 거셀 수밖에 없었다.

 

결국 사건 발생 5년만인 2016년 검찰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을 발족하며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SK케미칼, 애경산업, 환경부 관계자 등 34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 가운데 8명은 구속기소, 26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여론에 쫒기다, 사건 발생 8년 만에 취해진 결실인 셈이다. 그간 검찰의 부실 및 늑장수사로 인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두 번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민주평화당 갑질대책 위원회를 이끌며 여러 성과를 거두고 있는 조배숙 의원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한 수사가 드디어 마무리되었다"며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쁜 마음을 전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억울한 사연을 접수한 후, 이의 해결을 위한 끈질긴 노력과 피해자 구제 대책회의 등 총력을 기울였기에 어쩌면 자신의 일 마냥 기쁜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특별히 정동영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청와대 여야5당 대표 회동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문제 해결을 주문했고, 문 대통령은 머리를 끄덕이며 화답한 바 있다. 정동영 대표와 조배숙 갑질대책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여러 위원들의 진심이 가득담긴 헌신적 노력 그리고 대통령의 화답이 빚어낸 결실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듯싶다.

 

조배숙 위원장은 "탐욕에 눈먼 일부 기업들이 청결로 포장하여 독극물을 유통시켰다"며 "수많은 국민의 건강을 훼손했고, 심지어 진상조사를 방해하기 위한 조직적 증거인멸까지 자행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었다"고 분노했다. 그는 또 "참사를 막을 수 있는 기회는 많았다"며 "개발단계에서의 안전검증, 유통 초기단계에서의 유해성 지적에 대한 조사 등 단 하나의 안전장치라도 제대로 작동했다면 피해는 이토록 커지지 않았을 거다"고 개탄했다.

 

조 위원장은 "이미 늦었지만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초래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며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안전규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덧붙여 "우리는 책임자를 처벌하고, 예방조치를 강화한다고 해도, 이미 막대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삶을 바꿀 수는 없다는 사실 또한 명확하게 인지해야 한다"며 아픈 심정을 전했다.

 

조 위원장은 "평생의 병을 안고 살아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과 그 시행령의 소극성으로 인해 피해사실을 인정받기 위한 힘겨운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며 "지난달 토론회에서 만나뵈었던 가습기 피해자들의 눈물을 저는 결코 잊지 못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이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한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우회해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수사를 끝냈다고 해서,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사법의 영역으로만 전가해서는 결코 안된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빠른 시일 내에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며 "피해자들을 구제하고 우리 사회의 정의를 바로세우는데 많은 국민께서 함께해 주시기를 소망한다"는 말로 피해자들 보상 문제에 전력할 뜻임을 거듭 표명했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