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박지원 의원, 민주평화당 팔아먹을 셈이오?/정성태

시와 칼럼 2019. 6. 2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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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 어떻게 세운 당인가? 낡고 고루한 반공 소년단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새누리당(자유한국당) 탈당파 그룹인 바른정당 손아귀에 안철수 전 의원이 국민의당을 통째로 제물 삼는 행태에 격분해 세운 정당이다. 의원들도 그렇지만 더욱이 당원들은 그러한 보수 야합에 대해 크나큰 수치로 여기고 강력 반발했다.

 

그런데도 안철수 전 의원이 일방적으로 보수 야합을 강행하자, 그에 휩쓸리지 않고 깃발을 든 것이 민주평화당이다. 그것이 동학정신이고, 광주학생운동이고, 광주5.18항쟁과도 같은 정의에 대한 갈급함과 목마름의 발로였다. 적어도 현재 민주평화당 당원 대부분은 그랬을 것이다. 그 얼마나 순결하고 거룩한 몸부림인가?

 

바로 그 대목에서 안철수 전 의원의 보수 야합에 동승해 그저 떠도는 부평초마냥 바른정당으로 흘러간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있었다. 그 대가로 혹은 성은에 힘 입어 국회 요직을 비롯한 바른미래당 주요 당직을 맡았다. 그런데 그런 그들과 밑도 끝도 없이 마구잡이로 섞어찌개를 끓이자는 소위 제3지대는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누구의 정치란 말인가? 당원은 물론이고, 호남민중과 개혁대중 앞에 박지원 의원은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놔야 한다.

 

확언하거니와, 그런 식의 구태에 찌들고 찌든 식의 이합집산에 과연 당원들이 동의할 수 있을까? 그리고 호남을 비롯한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깊은 자괴감과 더없이 수치스런 마음만 앞설 뿐이다. 그럼에도 그것이 박지원 의원의 소신이고 정치 철학이라면 당 밖에서 따로 당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 멀쩡한 의원들과 당원들에게 오물을 덮어씌우려 하는지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다.

 

묻거니와, 정치의 본령은 시대와 역사에 대한 고뇌와 통찰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하는 실천에 있지 않겠는가? 물론 정당의 통합과 분당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가치와 분명한 명분에 따른 목적합을 충족할 수 있을 때 당원의 동의를 얻을 수 있게 되고 아울러 국민의 사랑과 지지도 획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호소하거니와, 나갈 분들은 속히 나가서 스스로를 향해 침 뱉으며 욕보이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할 것이다. 그게 그나마 자신들의 추락한 명예를 추스리는 것일 테고, 아울러 당원들과 국민 무서운 줄 아는 길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민주평화당은 구태악습을 강요하는 부당한 세력과의 결별 그리고 일관된 개혁의 가치를 추구하고 실천할 때 더 깊고 크게 성장할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걸핏하면 없어질 당이라던 그들 청산이 무엇보다 시급한 혁신 과제임을 유념할 일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