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박근혜, '하야 또는 탄핵' 선택해야/정성태

시와 칼럼 2016. 10. 2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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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의 등장과 함께 한국사회 전반을 어둡게 지배해 온 하나의 명징한 키워드를 들라면 단연 영남패권이다. 이명박 정권에선, 국정교과서를 통한 일본의 식민지배 체제를 옹호하는가 하면, 박근혜 정권에 이르러서는 무당과 호스트바 남창까지 국정에 개입해 국가의 대내외적 중대사를 농단하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연일 언론을 통해 불거지고 있다. 그야말로 박근혜 정권의 무지 ㆍ 무능 ㆍ 무책임한 민낯이 어디로부터 기인했는지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아울러 거기 머리 조아리며 사욕 챙기기에 바빴던 정치인과 고위 관료들 작태 또한 심판의 대상이다. 특히 최순실 씨를 막후 조종해 막대한 이득을 취한 재벌들의 반사회적 행태 또한 단죄돼야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해 수수방관하며 가당치 않은 대권놀이에 빠져 있던 문재인 전 의원과 제1 야당임을 내세우는 더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책임 또한 결코 간과될 수 없는 지점이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는 박근혜 정권을 대하는 문재인 전 의원의 한심한 태도다. 사태가 이런 지경임에도 불구하고 고작 박근혜 씨의 사과만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그럼 박근혜 씨가 사과를 하게 되면 모든게 용서되고 또 끝이란 말인가? 더민주당 또한 특검타령 뿐이다. 현행법상 현직 대통령에 대해 수사할 권한이 없다는 것은 그들이 더 잘 알고 있을테다. 따라서 이는 전혀 실효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박근혜 정권에게 면죄부를 주겠다는 매우 간교한 발상이다.

 

무론하고 여기서 뼈에 새겨야 할 일은, 박정희 죽은 자리에 전두환이 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명박 이후에 박근혜가 왔다. 그럼 박근혜 이후엔 또 누가 올까? 분명한 것은, 저들의 죄악에 대해 처절하게 응징하지 않으면 매사 말짱 도루묵으로 귀결됐다는 사실이다. 결국 유사한 현상이 계속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제 언론과 야권은 최순실 씨 배후를 밝히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 그녀의 가정사와 사생활은 한낱 가십거리에 불과하다. 이번 사태를 조종하는 숨은 세력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불러내야 한다. 아울러 삼성그룹 실질적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예외일 수 없다. 세월호 참극으로부터 비롯된 박근혜 정권의 온갖 만행의 첫 단추를 풀 수 있는 단초가 바로 거기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금 박근혜 씨 앞에 놓인 길은 하야를 택할 것인지 또는 탄핵 당할 것인지 양자택일 앞에 놓여 있다. 권력을 더 지키겠다며 제 아무리 몸부림쳐도 터진 강둑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다른 무엇보다, 이런 지경에서 무슨 면목으로 국민 앞에 설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계속 버티다가는 성난 국민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내려 올 수 있음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거듭 밝히지만, 지금 박근혜 씨에게 남은 것은 하야, 탄핵 가운데 하나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