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을 농단하며 각종 월권 및 부정축제를 일삼은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이는 역대 다른 정권에서도 매번 빠지지 않고 발생했던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이러한 파렴치한 작태에 대해 면죄부를 주자는 뜻은 결코 아니다. 반드시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다.
그런데 애초 이 문제가 불거진 결정적 배경은 어디로부터 기인하는 것일까? 그 뒷배경을 정확히 읽지 않고서는 또 다시 수구세력의 농간에 민주 ㆍ 개혁 ㆍ 진보 진영이 농락 당할 개연성이 높게 상존한다. 이명박 정권의 온갖 크고 작은 부정부패와 국정 난맥상에도 불구하고 야권이 패배했듯, 내년 대선 또한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최순실 게이트의 여러 정황이 담긴 어느 방송사의 테블릿 취득 경로가 매우 단순하게 읽힌다. 누가 의도적인 목적을 띄고 취재 기자 손에 들어가도록 했을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세력일까? 그리고 무엇 때문일까? 단언하건데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애국애민의 마음에서 그랬으리란 기대는 만무하다.
모름지기 그 배후에 내년 대선을 노리는 이명박 세력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짙다. 친박에게 빼앗긴 권력을 되찾겠다는 의지의 발로에서다. 최근 이명박 본인의 입을 통해, 자신의 손으로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말에 주목할 수 있어야 한다. 결코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까닭이다. 바로 이 점을 야권이 놓치게 되면 내년 대선도 이명박에게 헌납하게 될 공산이 매우 높다.
문제는 이러한 국정 공백 상태가 지속될 경우, 종국에는 야권으로 모든 책임이 돌려지게 될 우려가 깊다. 그리고 거기 이명박 대리인의 화려한 등장이 전개될 것이다. 이는 결코 가정이 아니다. 박근혜로부터 비롯된 국정 혼란의 모든 책임을 야권으로 돌리게 될 것이 훤히 읽히는 까닭에서다. 그렇게 되면, 대권 또한 이명박의 뒷배를 탄 쪽에서 차지하게 될 것임도 지극히 자명해 보인다.
이제 야권은 이길 수 있는 게임의 법칙을 세워야 한다. 보다 지능적으로 작금의 정국에 대한 타개책을 야3당 공조로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최순실 게이트로부터 촉발된 박근혜 정권의 무지 ㆍ 무능 ㆍ 무대책을 비판만 한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다.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야권이, 지금의 혼란에 대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때 이명박 세력의 등장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야권은 명심할 수 있어야 한다.
시인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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