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트럼프 당선을 통해 본 한국 야권과 정동영/정성태

시와 칼럼 2016. 11. 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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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트럼프가 당선됐다. 그의 정제되지 않은 막말과 온갖 추문에도 불구하고 미국인의 선택을 받게 된 결정적 배경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쩌면 기존 정치판에 대한 환멸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고 그것이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염원에 따른 것일까? 만일 그렇다고 여긴다면, 트럼프가 새로운 정치의 상징성을 띄는 정치인으로 인식돼야 옳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아닌 듯싶다.

 

여기서 보다 중요하게 읽히는 점은, 민주당 정권 10년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크게 작동한 것으로 판단된다. 민주당 주요 지지 기반인 기층 민중의 욕구 불만이 일정 부분 역선택을 낳았을 개연성도 존재하는 듯싶다. 아울러 자포자기에서 파생된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 포기 또한 일정 부분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거기에는 민주당 정권에 대한 깊은 배신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결코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한국 야권이 가야 할 길을 웅변적으로 대변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혁신적 방향 제시없이는 결단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누가 춥고 배고픈 자에게 빵과 스프를 제공할 것인가? 누가 슬프고 아픈 이에게 위로와 안식이 되어 줄 것인가? 누가 평화의 돌다리를 놓아 소모적 대립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 누가 공의를 세워 허망한 일탈을 처단할 것인가? 이런 나라는 차라리 망해야 싸다며, 절망의 긴 울부짖음을 낳고 있는 이들에게 누가 희망의 메신저가 될 것인가? 바로 여기에 성패가 달려 있다.

 

가정해 보자. 물론 역사에 가정은 없다. 그러나 교훈은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미국 민주당 지지층이 조직과 자금을 앞세운 힐러리를 후보로 택하지 않고, 만일 샌더슨을 후보로 세웠더라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민주당 샌더슨의 승리로 귀결됐을 공산이 높다.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미국 민주당 또한 환골탈태의 뼈저린 계기로 삼을 수 있어야 할 일이다.

 

그리고 한국 야권 또한 이를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더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공히 구체적 실천없이 입술로만 남발하는 정치를 지속하다가는 공염불에 그치고 만다. 다수 국민의 삶의 현장 한복판에서 그들이 처한 피눈물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 목표를 통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일이다. 거기 승리의 기반이 자리할 수 있으리라 믿기에 그렇다. 정동영을 주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