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의원 밀지를 받은 것으로 추측되는 추미애 더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청와대 영수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관련 소식이 알려지기 무섭게 전 국민적 비난이 빗발쳤다. 국민의당, 정의당 등도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결국 추 대표는 반나절만에 영수회담을 철회하는 웃지 못할 촌극을 연출했다.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의 중심에는 비단 추미애 대표만을 향하는 것은 아닐 듯싶다. 더민주당 막후 권력자인 문재인 전 의원의 의지와 그에 따른 개입 의혹 때문이다. 엄청난 파문을 불러 올 정치적 사안을 놓고 추 대표가 독단으로 그랬을 것이라는 상상은 결코 쉽지 않다. 탄핵 위기에 몰려 있는 박근혜 대통령 구출을 위한 모종의 야합이 있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혹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만일 그러한 가정에서 본다면, 이는 청와대와 사전 조율을 마친 상태에서 이뤄졌을 것임이 명약관화하게 여겨진다. 문재인 전 의원은 참여정부 왕실장으로 불리고 있고, 추미애 대표 또한 정치 구력이 수십년에 달한다. 결코 불쑥 꺼낸 얘기가 아니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더민주당 막후 조종자인 문재인 전 의원 개입 여부에 대한 진실 찾기는 이제 각자의 몫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한 것은, 문재인 전 의원이 갖는 비루한 상황 인식이다. 거슬러 올라가 보자. 이명박 정권에서 발생한 4자방 비리, 대선부정선거 의혹, 그리고 박근혜 정권 들어 발생한 세월호 참극, 그리고 박근혜 게이트 정국에 이르기까지 무엇 하나 제대로 대처하거나 또 밝혀낸 것이 없다. 이제라도 문재인 전 의원의 실체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비록 지난 일이지만, 이명박 정권에서 발생한 4자방 비리가 단죄됐더라면 박근혜 정권에 의한 세월호 참극도 없었을 것이다. 세월호 참극이 단죄됐더라면 작금 드러나고 있는 국정농단과 헌정파괴 또한 없었을 것이다. 만일 야권이 분명한 정치철학과 확고한 의지를 갖췄더라면 이명박ㆍ박근혜 정권에서 발생한 온갖 패악한 일이 상당 부분 방어됐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편 정동영 의원은 국회 외교단장 신분으로 미국 대통령 당선자 트럼프와의 회동을 위해 출국하는 기내에서 이륙 전에 관련 소식을 접했다며 "추미애-박근혜 회동 엉뚱", "역풍을 부를 것"이라며 "즉각 취소"를 주문했다. 그는 또 "청와대를 보지 말고 국민을 보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으며 추미애 대표의 결정을 평가절하했다.
아울러 박원순 서울시장은 “당내 최대 세력인 문재인 전 대표가 입장을 확실히 정하지 않고 그동안 계속 바뀌어 왔지 않나”, "제1야당인 더민주당이 이렇게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은 결국 문재인 전 대표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말로 문재인 전 의원의 오리무중 행보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이제 국민적 시선은 날로 뚜렸해지고 있다. 박근혜 정권 단죄는 물론이고, 그 조력자로 인식되고 있는 더민주당과 그 막후 권력자인 문재인 전 의원을 향하고 있다. 도무지 신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무능하고 무기력하며 무책임하게 여겨지는 더민주당과 그러한 정치인에 대한 반감이 심각한 상태다. 야권의 고민이 깊게 자리해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시인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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