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문재인-김종인, 통합 정치공작 즉각 멈춰야/정성태

시와 칼럼 2016. 3. 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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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야권 통합을 꺼내 들었다. 총선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야권 분열로 인한 참패가 예측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된다.

그러나 한편 우려스런 점도 있다. 김종인 대표의 발언이 단순한 정치공세의 일환으로 여겨지는 측면 때문이다. 그의 제안에 진정성이 담보되어 있다기 보다는 한낱 국면 전환용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아울러 총선 패배에 따른 책임 회피 성격도 강하게 읽히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더민주당 막후 실세인 문재인 의원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은 상식일 테다.

최근 테러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인권침해 요소가 다분한 독소조항을 그대로 뒀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크다. 아울러 범죄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명문화가 이루어지지 않다는 점에서도 국민적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민변을 비롯한 시민사회 각계의 우려스런 목소리가 야당 구실을 전혀 하지 못한 더민주당을 정면으로 향하고 있다. 

우선 작년 12월 문재인 대표 체제 당시 새누리당에게 합의해 주었던 사안이란 점이다. 또 국민사찰법 오명을 안고 있는 테러방지법에 대한 실질적인 폐기 노력은 뒷전이었다는 따가운 지적을 들지 않을 수 없다. 그저 보여주기 식 필리버스터 통한 눈물쇼나 펼치다 유야무야 그쳤다는 차가운 시선이 그것이다. 한편 이런 막중한 와중에도 경남 양산에 내려가 강 건너 불구경이나 한 문재인 의원을 또 어떻게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따라서 그에 따른 야권 지지층의 반발과 그러한 후폭풍을 차단하려는 정치 공세로 여겨지는 게 매우 자연스럽다. 결국 김종인 대표의 일방적인 통합 제의에 대해 전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매우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더 크게 도사리고 있다. 그간 무슨 연유가 깊었길래 지금과 같이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선거를 치뤄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는지 그에 대한 자기 성찰이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문재인 의원으로 대별되는 친노의 폐쇄적 패권주의에 기인하고 있음은 이제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 되었다. 아울러 더민주당의 심각한 어용화에 따른 지지세력의 이탈이다. 여기에 선거 때마다 표는 호남에서 싹쓸이를 하면서도, 정작 투표용지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호남을 괄시했다는 사실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지난 17대 대선에서 자당 소속 정동영 후보를 떨어트리기 위해 당시 이명박 후보 측과 밀약을 맺었을 정도니 그에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다.

그런지라 그에 대한 참회와 대책이 그 무엇보다 시급히 선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설혹 야권 통합이 성사된다고 할지라도 거기 국민적 감동은 없다. 무늬만 야당 흉내를 낸다고 해서 야권 지지층이 무작정 표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다. 아니 야권 지지층에 대한 능멸이다. 정체성 확립없이는 만 년 하청일 따름이다.

그리고 김종인 대표가 당초 세 차례에 거쳐 더민주당 현역 의원 컷오프를 단행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후 일차로 9명이 컷오프됐다. 앞으로 두 차례 더 남아 있다. 이에 대한 약속부터 이행하는 것이 우선 순위다. 그런 후에 선거 연대를 논의하는 것이 이치에 맞고 또 상대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때도 호남은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서로 경쟁을 통해 보다 유능한 자원이 지역민의 선택을 받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간 정치적 철학과 소명의식 없이 그저 권력욕만 잔득 깃든 막대기를 세워도 당선되던 풍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호남은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야당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겠기에 그렇다.

물론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은 후보 연대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도 공정한 룰을 정해 결과에 흔쾌히 승복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관건이다. 그간 친노의 기만적 행태가 지속해서 노출된  데 따른 자연스런 우려다.

아무쪼록 이번 총선은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공히 정책 경쟁을 통해 한국 정치 수준을 한층 향상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알팍한 정치공학이 아닌 고통 받는 국민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래야 거기 국민적 감동이 있고 또 승리의 여신이 함께 하겠기에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