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기자회견에 부쳐/정성태

시와 칼럼 2016. 1. 21.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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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호남 및 민주ㆍ개혁ㆍ진보진영의 여론이 몹시 뒤숭숭한 양상을 낳고 있다.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깊고, 한편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국민의당 또한 그러한 민심을 담아내기에는 적잖은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서다.

이런 기저에는 우선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의 자기 반성이 전무하다는 점을 따갑게 지적하지 않을 수 있다. 아울러 모든 책임을 상대에게로 떠넘기고 있다는 점 또한 여전한 문제로 확인됐다. 야권 분열에 대한 문 대표 본인 및 친노가 안고 있는 책임과 반성은 전무한 채, 오히려 모든 것을 남 탓으로만 일관하고 있어서다. 

그러한 안이한 현실 인식, 그에 더해 이율배반적인 면모까지 더욱 뚜렸히 드러난 문재인 대표의 19일 기자회견으로 요약될 수 있다. 새삼 친노의 간교함을 그대로 노정하고 있는 대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면 결국 그 밥에 그 나물인 셈으로, 총선승리 및 정권교체 또한 그만큼 요원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당초 예견되기는, 문재인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조건없는 사퇴 발표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선대위가 하는 것을 봐서 사퇴하겠다"라는 조건부 사퇴를 내걸었다. 매우 궁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고, 이는 결국 친노 기득권을 오히려 강화하겠다는 의구심마저 낳게 하는 대목이다. 어찌보면 공천권을 친노 일색으로 도배하겠다는 얋은 꼼수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사실 그간 문재인 대표로 상징되는 친노에 의해 호남은 물론이고, 민주ㆍ개혁ㆍ진보진영은 늘 뒷전이었다. 선거 때마다 표는 몽땅 주면서도, 그에 걸맞는 대접은 전혀 받지 못했다. 심지어 조롱과 멸시 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아울러 친노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의도적 폄훼까지 겹치면서 감정적 앙금까지 초래한 상태다.

분명한 것은, 지금 이러한 상태로는 오는 총선에서 더민주당이 40석을 건지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물론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은 문재인 대표를 위시한 친노의 폐쇄적 패권주의에 있음 또한 두 말할 나위 없다. 친노의 탐욕스런 기득권 지키기가 결국 그들의 몰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친노 그들만 모를 뿐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