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야권발 신당, 어디로 가야 하나?/정성태

시와 칼럼 2015. 9. 30.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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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를 위시한 일단의 친노세력만 제거되면 새정련이 지지율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는 일부 철없는 부류가 있다. 확언하지만 이는 대단히 큰 착각이다. 아니 오만하고 불성실한 선동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조선일보 등과 같은 황색 매체의 의도적인 개입까지 더해지고 있다.

 

물론 친노세력의 배타적 폐쇄성과 기만성에서 기인하는 새정련 내부의 갈등관계를 도외시 할 수는 없겠으나,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요인은 조직 전체의 보수화와 도덕적 결함이 결정적인 패착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를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집권세력의 눈치나 보며 그저 일신의 안위와 영달만을 쫒고 있다는 뜻이다. 바로 그로 인해 날로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음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비노세력 가운데도 반드시 척결되어야 할 부류가 적잖기는 친노세력과 매양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이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새정련 의원 가운데 최소 절반 이상이 집권세력의 칼자루 앞에 백기투항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떨굴 수 없다. 거기에는 문재인 대표 또한 결코 예외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더한 측면이 강하다. 야권 지지층 다수에서 새정련을 야당으로 인식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에 따른 지지율 하락 또한 어쩌면 당연시 읽히는 대목이다. 이를테면 어용 야당으로 낙인 찍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야권발 신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비전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는 너무도 확연해진다. 그것은 전체 국민의 70%를 점하고 있는 서민대중이 처한 절박한 삶의 동통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그에 대한 뚜렸한 정책 목표를 제시하고 그것을 위해 사활을 걸 수 있어야 한다. 즉, 심화된 불평등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전력투구를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처참히 무너진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고, 남북 화해협력을 통한 평화통일로 나아가는 확고한 철학과 실천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선명 야당 재건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욕구 분출과 기대치가 바로 이 지점에 있음을 하시라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야권 지지층 사이에서 이심전심 퇴출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부류를 마구잡이로 영입해 의석만 늘릴려고 하다가는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철학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고 또 도덕적 우위를 점한 참신한 이들로 총선을 대비해야 한다. 신당의 성패가 여기에 달려 있음을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