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국정원 직원, 그의 자살을 둘러싼 미스테리/정성태

시와 칼럼 2015. 7. 23.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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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것으로 발표된 국정원 직원 임 아무개 씨. 그런데 사건 당일 CCTV에 잡힌 차량 번호판은 흰색 바탕인 데 반해, 시신과 함께 발견됐다는 차량의 번호판 바탕은 파란색을 띄고 있다. 두 차량의 외관 도색 또한 선도에서 분명한 차이가 나고 있다. 이를테면 서로 다른 차량이란 뜻이다. 따라서 그의 자살에 대해서마저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 혹여 국정원 직원은 차량 번호판 색깔도 순간 변환하는 전지전능한 능력을 갖춘 스파이라도 되는 것은 아닐까? 한마디로 엉성하기 그지 없기에 하는 우스갯소리다. 고작 이런 식이니 대외 첩보인들 뭘 얼마나 제대로 하고 있을지 우려스런 마음이 앞선다. 그야말로 막대한 국민 혈세만 흡혈하고 있는 국정원의 민낯을 여실히 보고 있다.

 

여기서 결국 국정원에 의해 자행된 숱한 일탈이 지난 이명박 정권과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으로 모아지고 있다. 이명박 정권에서 발생한 천문학적 국고 증발과 함께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할 일이다. 이 대목에서 불현듯 뇌리를 스치는 말이 있다. 유시민 전 의원이 발언한 것으로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나라 망하지 않는다"는 그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바나 다름 없는 언행의 연속선상에 놓여 있다. 그렇다면 이런 유시민 전 의원에 대해서는 도대체 어떤 죄목을 씌워야 타당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참으로 무책임하고 가벼운 처신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여전히 씁쓸하고 우울한 기억으로 깊게 각인되어 있다.

 

지난 5년 동안 이명박 정권이 갈갈이 찢어버린, 거기 더해 박근혜 정권이 무참히 짓밟고 있는 우리 사회의 신음 소리가 요란하다. 오만가지 형태로 쓰러진 상식의 파괴 앞에서, 제 구실을 전혀 못하고 있는 문재인 체제의 새정련 또한 매양 다르지 않다. 굳이 그들의 다른 점을 든다면, 최악과 차악의 공생 쯤 되겠다. 최선은 고사하고 차선책도 못되는 집단인 셈이다.

 

우선 당장 문재인 대표 체제의 새정련부터 갈아엎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집권세력의 야만성에 강력히 맞서는 것은 물론이고, 아울러 명징한 국가적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선명 야당을 재건해야 한다. 그것을 통해 새누리당과 진검 승부를 펼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준엄한 시대적 명령이자 사명이 되고 있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