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그리스 사태, 이대로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정성태

시와 칼럼 2015. 7. 4.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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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신화는 낡은 건물 잔해 더미로만 그 흔적을 전하고, 거기 부정부패가 창궐하는 그리스를 본다. 세금 탈루는 극에 달해 있고, 해외재산도피 또한 만연해 있다. 미 브루킹스 연구소에 의하면 연간 그리스 GDP의 8%에 해당하는 200억 유로 가량이 탈세와 부패로 사라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거기 더해 정치마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부재 상태다. 국가 부도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로 여겨지는 상황에 처해 있다.

 

지금 이대로는 한국의 내일 또한 그리스와 같은 운명일 수밖에 없다. 불균형의 극심한 심화는 내수 경제 침체와 함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회불안의 중심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다만 그것을 버티게 하는 것이 있다면, 재벌 및 슈퍼부자들과 결탁된 정치권력의 파렴치한 공갈과 협박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아무 실체없이 나발부는 종북타령이다. 그리고 '우리가 남이가'로 대변되는 영남 부족주의에서 기인한다.

 

그와 맞물려 횡행하고 있는 특권층의 부정부패, 세금 탈루, 해외재산도피 등 온갖 범법행위가 도무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끼리끼리 어울려 벌이는 행각이다보니, 그에 대한 처벌도 없거니와 또는 고작 솜방망이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영남 지역민의 우상인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초상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거기 한없이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는 새정련과 문재인 대표의 어두운 그림자도 함께 배회하고 있다.

 

우리 또한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마저 겉돌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다. 야당마저 제 구실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집권세력에게 질질 끌려 다니거나 혹은 면죄부 발급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결국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통된 인식이 날로 확산되는 추세에 놓여 있다. 소수 독점세력을 제외한 전체 국민의 90%, 적게 잡아도 70% 가량은 이런저런 형태의 경제적 고통 가운데 처해 있다. 하물며 소득 하위 30%가 처한 삶의 현장은 과연 어떻겠는가?

 

정치권 전반을 갈아엎어야 하는 당위가 되고 있다. 그것이 애국애민의 길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우선 야당이라도 제 구실을 수행할 수 있는 세력으로 새롭게 판을 짜야 한다. 다수 국민의 피눈물과 호곡이 담긴 염원을 받들어, 그에 따라 충실한 선명 야당의 깃대를 꽂아야 하는 것이 피할 길 없는 시대적 책무가 되어 있다. 이러한 위대한 장정 앞에 헌신의 자세가 우선 요구된다. 개혁 지향적인 정동영, 천정배 두 정치인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