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정동영-천정배, 선명 야당 재건 시대적 과업 완수해야/정성태

시와 칼럼 2015. 6. 1.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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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발 정계 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가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 스스로가 초래한 자업자득의 성격이 짙다. 그간 지속된 우향우 행보에 따른 호남 민심과 개혁 진보적 성향의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면서 빚어지는 양상이다. 이는 다시 말해 어용 야당 취급 받고 있는 문재인 대표 체제의 새정련을 갈아엎고 선명 야당을 재건하라는 들끓는 요구이기도 하다.

민주와 인권의 메카라 할 수 있는 광주를 기점으로 한 이러한 현상은 호남 전역은 물론이고 점차 충청 및 수도권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에 놓여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우리 사회의 공통된 위기의식을 거대 야당인 새정련과 문재인 대표가 온전히 담아내기는커녕 오히려 박근혜 정권 도우미 또는 새누리당 2중대 노릇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원망과 한탄에서 비롯된다.

작금 인구 사이에 유행되는 말 가운데 “국회에 제1여당인 새누리당과 제2여당인 새정치민주연합만이 존재할 뿐 정작 야당은 실종되고 없다”는 비아냥거림과 거센 질타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바로 이로부터 신당이 있어야 할 자리와 그 의의가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끌 중심인물로 정동영 전 장관과 천정배 의원이 유력하게 지목되는 상황이다.

이는 호남 출신의 여타 정치인들과는 달리 정동영, 천정배 두 사람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정치적 신념이 높은 평점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전북을 비롯한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두루 신망을 얻고 있다는 강점도 지니고 있다. 이들이 전면에 나서 호남 정치 자강은 물론이고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야당 본연의 정치를 펼쳐 주리라는 기대 심리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또 다른 요인도 작동하고 있다. 특별히 이들은 호남 출신의 유력한 야권 정치인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영남 출신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친노세력에 의해 철저히 배제되고 또 핍박 받고 있다는 인식도 크게 한 몫 하는 것으로 읽히고 있다. 즉, “정동영, 천정배가 저들에 비해 도대체 무엇이 부족해서 걸핏하면 따돌림 받아야 하느냐”는 호남인의 자존감과 연계된 측면도 강하다.

바로 이러한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야권발 신당 요구가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 선결되어야 할 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모임과 정동영 전 장관 그리고 천정배 의원 및 개혁 진보적 인사들과의 관계 설정이 그것이다. 거세게 일고 있는 야권발 정계 개편 와중에서 국민모임이 과연 제 세력을 하나로 담아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선과 전망이 대두되고 있는 까닭이다.

물론 국민모임 구성원 각인이 갖는 변화에 대한 열망과 의지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정치 결사체가 뜻만 있다고 해서 만능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떤 것을 실행하고 또 현실에서 구현해 낼 수 있는 그럴만한 역량이 뒷받침 될 때 비로소 힘을 얻게 된다. 아울러 시시각각 변화하는 정치적 상황을 읽어내고 그에 대처하는 정무적인 기능 또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와 함께 조직 구성원 간의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상호 유기적 소통을 이루어야 하는 점 또한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이는 조직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관건이기도 하다. 매사 자신의 시각 안에 모든 것을 가둔 채 독선과 일방통행만을 강요한다면 그 조직은 극명한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독불장군 식이 되어서는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 또한 깊이 새길 수 있어야 한다.

우려스럽기는 국민모임이 야권 재편을 주도하겠다는 과욕을 부려서는 절대 금물이라는 점이다. 그보다는 제 세력이 원점에서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방안이 보다 바람직하리라 여긴다. 가령 제3섹터를 통한 헤쳐모여 같은 것을 뜻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모임 또한 무장 해제한 상태로 야권 재편의 한 축으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외부의 또 다른 세력이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정동영, 천정배, 새정련 탈당파, 정의당 탈당파, 구 진보당 등 광범위한 자원이 포함될 수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대의에 동의하는 세력으로, 전체 국민의 70%를 담당하고 있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하는 정치에 그 맥을 두는 일이다. 이의 성공적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정동영, 천정배 두 사람이 주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보다 큰 설득력을 획득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국민모임이 이러한 타당한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독자 창당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서로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 될 수 있다. 또는 하나의 시민단체로 남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으리라 여긴다. 지금의 인적 자원과 역량으로는 새정련을 대체할 수 있는 정당 조직을 엮어내기에는 매우 벅차 보인다는 것이 선명 야당 재건을 열망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구동성 일고 있는 솔직한 평가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호남을 기점으로 노도처럼 일고 있는 야당다운 야당의 탄생에 대한 열망이 그것이다. 이에 대한 기대치가 차츰 수도권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이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것을 추동할 수 있는 대중성을 갖춘 인물이 앞장서야 함에는 이견이 필요치 않을 듯싶다. 정동영, 천정배 두 정치인의 굳건한 동맹과 강인한 의지가 각별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대가 이들을 불러 세우고 있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