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년에 부쳐/정성태

시와 칼럼 2015. 5. 2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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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년이다. 어떤 특정 개인의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혹은 타살되어 비운의 생을 마감했다면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그가 비록 사회적 약자라고 할지라도, 인간에 대한 존엄은 한 치도 다를 수가 없다. 하물며 일국의 대통령까지 지낸 인물임을 감안할 때, 그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일단의 사람에게는 적잖이 아픈 날이기도 할 테다.

 

노무현, 그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것보다 불편한 점이 훨씬 많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그를 좋아하고 기대를 걸었던 날의 기억은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던 때까지로 멈춰 선다. 야당 시절 그의 활동상과,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의 드라마틱한 면모는 매우 인상 깊은 매력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정확히 거기까지가 전부다.

 

이후 철저한 반노가 되었다. 대북정책, 엄격히 말해서 햇볕정책을 한나라당과의 공조를 통한 특검으로 난도질 할 때 노무현을 완전히 버렸다. 그리고 그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그에 화답이라도 하듯, 그는 오른쪽 행보를 더욱 강화했다. 물론 입술로는 매번 서민과 개혁을 차용했으나, 그러나 실제 내용은 그것의 완전한 이율배반이었다.

 

노무현 정권이 민중의 삶을 유린하고 탄압했던 내용을 지면에 다 옮겨 적자면 손가락 지문이 닳고 허리가 휠 지경이다. 여하튼 노무현 세력을 민중의 적으로 규정하기에 이르렀고, 그러한 구체적 정책들과 정치적 사안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비판해야만 하는 처지가 됐다. 노무현 정권이 해를 더해 갈수록 그를 선택했던 개혁 진보적 유권자의 비판 행렬 또한 늘어만 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년, 물론 비운에 간 그에 대한 예는 갖춰야 하리라 여긴다. 그러나 그의 기만적 정책과 권력 운용에 대해서는 두고두고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특히 이명박 시대를 열어준 장본인이란 점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더는 이러한 표리부동한 정치는 없어야 한다. 아울러 이를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개혁진보 대중에게 주어진 명징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