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서울 관악을' 정동영 향한 김무성·문재인 도전 양상/정성태

시와 칼럼 2015. 4. 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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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서울 관악을'에 출사표를 던진 정동영 전 장관 그리고 '광주 서구을' 지역구를 활발하게 누비고 있는 천정배 전 장관의 동반 당선이 갖는 의미는 실로 크다. 야권 지지층 사이에서 적잖게 어용 정치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새정련 문재인 대표 체제를 갈아엎고 실질적인 선명 야당으로의 정계 개편을 뜻하기 때문이다. 서민과 사회적 약자 그리고 중산층이 믿고 기댈 수 있는 진짜 야당으로의 신호탄이 되는 셈이다.

 

이를 방증하듯 정동영 전 장관의 ‘관악을’ 출마 발표가 있기 무섭게 새누리당을 비롯한 새정련 일각에서마저 온갖 악의적인 비난을 쏟아내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김무성 · 문재인 두 영남 출신의 거대 보수 양당 대표도 그러한 치졸한 술책에 합류하고 있다. 야당의 적통을 잇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호남 출신 정동영을 상대로 파상 공격을 펼치는 모양새가 뚜렷하다. 그야말로 ‘서울 관악을’ 선거구가 마치 대권 후보 전초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먼저 ‘철새정치인’ 논란이다. 이에 대해 정동영 전 장관은 ”이동한 것을 철새라고 하면 얼마든지 그렇게 말하셔도 된다"라고 밝힌 후 "지금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무거운 몸으로 앉아 날지도 못하는 기득권 정치인은 먹새 정치인인가?"라는 말로 정치권에 만연한 철밥통 움켜쥐기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아울러 "약자와 서민을 지키는 하나의 노선을 가는 철새 정치인이 있으면 데려와 보라"라며 김무성 · 문재인 두 대표를 우회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과 새정련의 합작 구도로 내뿜는 ‘지역구 변경’과 ‘지역일꾼’ 운운하는 트집 잡기에 대해서도 "정치인에게 묻는 것은 정치노선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라며 "지역 일꾼뿐만 아니라 나라의 일꾼, 나라의 심부름꾼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를 지향하며, 또 무엇을 했느냐,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이냐가 중대하게 요구된다"라며 타성에 젖어 변화를 거부하는 거대 양당을 향해 강하게 질타했다.

 

선거 승패와 관련, "저는 산을 오르고 있는 중이다“라는 표현으로 정상을 향한 도정에 있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관악을 주민들이 이제 자신감을 갖고 투표장에 나오셔도 좋다"라는 말로 그가 갖는 야권 대표성을 우회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아울러 "관악선거는 김무성이냐 문재인이냐 정동영이냐를 택하는 선거가 됐다"라며 자신만의 차별성을 부각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김무성이 걸어온 길, 문재인이 걸어온 길, 정동영이 걸어온 길을 보고 ‘관악을’ 유권자께서 판단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 사이에서 새정련 문재인 대표에 대한 반응이 적잖이 싸늘하다. 심지어 어용으로 낙인찍기에 주저하지 않는 모습도 역력하다. 그에 더해 호남인들의 반응은 더욱 냉랭하다. 표는 호남에서 몽땅 얻어가면서, 호남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불만이다. 극심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지역 불평등 구조를 문재인 대표가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며 정면 겨냥하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그러한 못된 버르장머리를 확실히 심판하겠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그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난립된 야권 후보 가운데 정동영 전 장관이 지지율 1위로 치고 올라섰다.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사표 심리로 인한 야권 지지층의 표심 결집현상도 날로 기대되고 있어서 승리를 조심스레 점치는 분위기도 사뭇 우세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간 새누리당과 새정련으로 양분된 거대 양당의 야합에 의한 서민 압살 책동이 극에 달해 있다 그로 인해 정치권 전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폭발 직전의 활화산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치러지는 4.29 ‘서울 관악을’ 재선거다. 집권세력인 거대 극우 새누리당과 또 거대 보수당인 새정련을 상대로 당당하게 펼치는 국민모임 정동영 전 장관의 정면 승부가 그래서 더욱 큰 감동을 안기고 있다. 골리앗을 향한 다윗의 정조준 성격인지라 선거 막판까지 초미의 국민적 관심사 가운데 전개될 것임도 분명하다. 이대로가 좋다는 기득권 정치세력과,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민과의 한 판 승부인 것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