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정동영 '서울 관악을' 대의 위해 출정해야/정성태

시와 칼럼 2015. 3. 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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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장관의 고심이 매우 깊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4.29 재보선 ‘서울 관악을’ 출마를 끈질기게 종용 받고 있어서다. 국민모임 공동위원장 김세균 교수의 계속된 출마 압박이 우선 그렇다. 최근엔 관악을 지역구 주민 일부가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를 촉구하는 집단행동까지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고를 거듭하는 그의 입장을 헤아릴 점도 일정 부분 읽힌다. 측근 일각에서 정면 승부보다는 돌아가자고 권유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서다. 즉, 내년 총선에서 ‘전주 덕진구’ 출마를 통해 호남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견 타당하게 들리는 점도 없잖아 있으나, 이는 작금 요구되고 있는 시대정신과는 배치된다는 우려 또한 낳고 있다.

 

아울러 그보다 비등하게 대두되는 여론 흐름은 출마 권유 쪽에 무게 중심이 실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바로 이 지점에 그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그가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음을 감안할 때, 자신이 속한 조직의 지속된 요청을 마냥 거절할 수만도 없는 처지다. 더욱이 ‘관악을‘ 선거구 지역 주민 일부의 출마 압박으로까지 나타나고 있음을 감안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여기서 다른 무엇보다 우선되는 점은, 어용 야당 새정련을 대체해 선명 야당을 재건해야 한다는 야권 지지층 사이의 이심전심 전이되는 폭넓은 여론 형성이다. 이러한 대의 앞에 출마를 고사할 경우, 자칫 야권 유력 정치인으로서 그가 갖는 위상과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고려 대상이 되리라 여긴다.

 

이는 다시 말해 이번 재보선 승리를 통해 야권을 재편해야하는 크고 막중한 대의가 그에게 주어진 지상 명령이 되고 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서민과 사회적 약자 그리고 중산층이 믿고 기댈 수 있는 선명 야당을 재건해야 한다는 시급한 과제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 앞에 헌신의 각오로 출사표를 던져야 하는 당위가 그에게 운명되어 있기도 하다.

 

이를 방증하듯, 야권 지지층 사이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 대해 어용 정치인으로 낙인찍기를 주저하지 않는 기류가 날로 높다. 내용상으로 박근혜 정권 2중대 노릇을 거리낌 없이 자행하고 있다는 비난을 서슴지 않는 추세다. 이런 저변의 인식이 새정련을 대체할 수 있는 야당다운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아우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더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가 눈물 흘리는 일은 없도록 해달라는 거센 요구다.

 

실제 문재인 대표의 정치적 행적을 보면, 그런 비난을 받기에 상당한 부분이 있다. 악몽 같은 기억이지만 지난 참여정부에서 벌어진 일을 거론치 않을 수 없다. 당시 한나라당과의 공조로 대북정책 특검을 주도했던 장본인이 바로 그다. 심지어 김대중 전 대통령을 구속할 수 있다고까지 말한 바 있다. 그로인해 옥살이를 했던 정치인 모두가 법원의 무죄 판결로 풀려났다. 호남 압살의 일환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식하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은 대목이다.

 

문 대표의 최근 행보 또한 도무지 이해되지 않고 있다. 서민의 대표적 기호품인 담뱃세 폭풍인상 그리고 직장인 월급봉투에 대해서마저 세금 폭탄을 안겨줬다. 그야말로 보통 사람의 땀에 젖은 지갑까지 고스란히 털어낸 셈이다. 새누리당과의 야합에 의한 산물이었다. 그런데 오는 4.29 재보선을 앞두고는 서민의 지갑을 지키겠다며 호들갑이다.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있어서도, 수사권과 기소권을 빼자고 함으로서 관련법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도록 했다. 문제는 거기서만 그치지 않는다. 숱한 의혹에 쌓여 있는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서도 이명박 정권 당시 발표된 내용 그대로를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또 확인해줬다. 도대체 왜 정치를 하는 것인지, 그리고 또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새누리당 대권 후보로 나오려는 사전 포석이란 말까지 나돌고 있는 지경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야권 지지층 사이에서 문재인 대표를 심판하고 새로운 야당으로 새판을 짜야 한다는 요구가 날로 거세지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특히 그것이 오는 4.29 재보선을 앞두고 정동영 전 장관을 향해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정동영, 바로 이 지점에서 그가 출마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그의 행보에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