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정동영 그리고 국민모임 측에 거는 기대/정성태

시와 칼럼 2015. 3. 5.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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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엔진은 인간의 심장에 비유될 수 있다. 심장이 멈추게 되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경우에 따라 심폐 소생술로 죽음을 면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이는 결과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다. 따라서 효율적 성장 동력을 통해 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보편적 복지의 출발이다. 그리고 거기서 발생되는 과실을 어느 일방이 독식하도록 방치된 종래의 구조적 폐단을 혁파하는 것이 보편적 복지의 과정이다. 이를 통해 요람에서 무덤까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라도 국가가 그의 삶을 책임져 주는 것이 보편적 복지의 완결이라 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가장 큰 요인은 불평등의 심화에 있다. 아무리 기를 쓰고 노력해도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고 느끼는 깊은 절망과 상대적 박탈감은 대다수 국민을 우울하게 만든다. 세계 10대 무역 강국임을 자랑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끼니를 굶는 국민이 적잖다. 심지어 의식주로 인한 나날의 공포를 견디다 못해 끝내 일가족이 한꺼번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가슴 치는 상황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국가가 무엇이고, 정치가 왜 있어야 하는지 근본적인 물음을 갖게 한다. 우리 모두를 극심한 슬픔으로 인도하는 일이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공정하고 건강한 사회 그리고 풍요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사안이 바로 세제 형평성을 확립하는 길이다. 중견기업과 거대 재벌기업의 법인세율이 같다면 이는 공정치 못하다. 아울러 개인의 소득 분위 확대 적용은 물론이고 구간별 세율 또한 개선되어야 한다. 대대적인 세제 혁신을 통해 국가 곳간을 튼실하게 갖출 필요가 한다. 촘촘하고 정밀한 현장 분석을 통해 탈루되는 세금을 철저히 방어해야 되고, 또 악성 체납자에 대해서는 국가의 적극적인 강제 집행이 요구된다. 해외 재산 도피 또한 법의 강력한 규율과 함께 해당 재산에 대한 압류도 뒤따라야 할 일이다.

 

 

사회적 약자가 눈물 흘리는 일, 이는 여전히 미개한 우리사회의 단면이다. 최근 대한한공 조현아 전 부사장에 의한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명색이 정규직 노동자임에도 감당키 어려운 인간적 모멸을 겪어야 했다. 하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충이 어떠하리란 것은 미루어 짐작이 된다. 아울러 영세 자영업자, 대학 강사, 보험 영업인, 가사 도우미, 일용직 노동자, 학습지 교사, 경비 및 청소 노동자 등의 고충 또한 능히 알만하다. 개인의 직무와 처한 입장으로 인해 가슴에 한이 쌓이도록 방치하는 것 또한 국민에 대한 명백한 국가적 범죄다.

 

 

남북 교류협력과 공생공존 통한 평화통일의 역사적 책무 또한 매우 무겁게 인식되고 있다. 대륙으로 또 유럽으로 향후 민족 공동체가 크게 웅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소모적 대결 구도로부터 탈피해 남북이 함께 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일에 필요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외세의 부당한 간섭을 배격하고, 남북이 상호 주체적으로 민족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 때 민족 공동체의 역량이 크게 강화되는 것이고 또 우리를 온전히 지켜낼 수 있게 된다. 그것은 결코 폐쇄성을 뜻하는 것이 아닌 주인으로서의 자세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