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노회찬마들경제연구소'도 지하 혁명 조직이었나?/정성태

시와 칼럼 2014. 11. 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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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노회찬 씨 발언이 매우 위태롭다. 아니 수상스럽기까지 하다. 듣는 이에 따라서는 국가정보원의 밀명에 의해 움직이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 그간 진보적 혹은 개형 성향의 유권층 사이에 있어서, 적어도 그에 대해서는 소위 '유심조'와는 그래도 좀 다르겠거니 여기는 경향이 짙었다. 그런데 근래 들어 그 본색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의 언사를 듣고 있자니 ‘유심조’ 부류와 비교해 하등 다르지 않게 여겨진다.

 

진보당 당원이거나 혹은 지지 여부와 관련 없이 노회찬의 망발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대한 도전으로 인식된다. 그게 굳이 일베 부류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석기 의원을 매장시키면 노회찬 씨 본인이 정치적으로 보다 성공할 수 있다고 여기는 듯싶다. 그 병증이 심각한 수준으로 퇴물 정치인이 갖는 명확한 한계 같다.

 

생각해 보자. 노회찬 씨의 일방적 주장에 의해 설혹 진보당이 해산된다고 해서 정의당이 정당 표밭갈이에서 득세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른바 '유심노조'로 불리는 일단의 반공세력 부역자들이 화려하게 정치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한마디로 복날 개꿈 같은 짓에 불과하다. 대단히 미안한 평가지만, 그간 그들의 행태로 미뤄 볼 때 한낱 알박기 정당을 벗어날 재간이 없다.

 

말이 나왔으니 따져보자. 노회찬 씨가 서울 노원구 쪽에 지역구를 두고 있을 때, '노회찬마들경제연구소'라는 정치적 활동 기반이 있었다. 그 조직에서 주최하는 강연회가 열리게 되면 적잖은 사람이 운집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진보당 또는 이석기 의원이 운영하는 조직이었다면 아마도 지하 혁명 조직으로 뒤바뀌게 될 것이 훤하다.

 

참으로 비열하고 치졸한 짓이다. 아니 할 말로 얼굴에 수염 나는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파렴치한 매도라 아니할 수 없다. 노회찬 씨의 주장에 충실하자면, 노원에 있던 그 조직도 남한 체제 전복용 지하 조직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설혹 내란을 모의하지는 않았다 할지라도 그렇다고 죄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당혹스럽고 또 허접스럽기 이를 데 없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랴.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