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기타]

핏빛 가슴을 헤집으며/정성태

시와 칼럼 2014. 9. 2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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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그 날, 누가 우리 아이들을 죽였을까? 꽃보다 더 어여쁜 꿈들을 도대체 왜 세월호 선실에 가둬 바닷속 깊은 곳에 수장했단 말인가?

하늘이여! 땅이여! 삼라만상 그 모든 신이여! 말해다오, 극악무도한 살인 악귀들이 누군지 낱낱히 호명해다오? 기필코 원수의 사지를 찢어 죽이리다.

날이 흘러도 진도 앞바다의 끔찍한 만행 앞에 여전히 치가 떨린다. 그렇다, 영겁을 두고서도 결코 마름없을 남은 자들의 단장이며 피눈물이다.

헬기와 선박 소리를 들으며 무사히 구조되리라는 희망으로 가방을 챙겼다. 긴장되고 공포스럽기도 했으나, 응당 국가를 믿고 침착하게 기다렸다.

그러나 끝내 그 맑은 영혼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어야 했던 매몰차고 사악한 이유가 무엇이던가? 오늘도 우리의 가슴은 온통 핏빛에 잠겨 통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