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새정치연합의 처참한 지방선거 결과/정성태

시와 칼럼 2014. 6. 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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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 선거 결과를 두고 국민이 미개하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이들이 있다. 그리 말하는 부류의 정치적 식견과 지적 성숙도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의 그러한 진단이 틀렸다는 점이다. 선거 결과의 이면을 들여다 볼 줄 아는 안목과 통찰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경기지사 당내 경선에서, 김진표 카드를 만들기 위해 꼼수를 부린 새민련 지도부의 공천 파행은 결정적 패착이다. 보수 성향이 강한 김진표를 내세워 승리를 기대했다면 미쳤거나 넋나간 짓이었다. 경기 지역 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3% 가량 낮았다. 특히 세월호 참사 학생들의 거주지였던 안산 단원구 투표율은 무려 20% 가까이 낮게 나타났다. 거의 대부분 야권 성향 유권층이었는데, 김진표 카드로서는 이러한 표심을 투표장으로 이끌어 낼만한 소재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인천 시장 패배는 송영길 본인의 책임이 우선 크다. 무엇보다 그 스스로의 깊은 자성이 따라야 하는 대목이다. 인천 시장으로 재임하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되돌아 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왜 그랬을까? 굳이 그에 대해 나열하고 싶지는 않다. 송영길 본인의 양심이 더 잘 알고 있으리라 여기기 때문이다. 서울 시장에 재선된 박원순 후보의 압도적 승리가 뜻하는 바를 가슴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

단언하건데 국민은 약삭 빨랐다. 오히려 제 1야당인 새민련의 행태가 미개했다. 거기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 대표의 현실 인식과 정국 대처 방안이 극히 안이하고 미개했을 뿐이다.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파렴치성에 대해 정면 대응하지 못한 채 오히려 헛걸음치며 저들의 퇴로를 열어 주기에 급급했다. 마음 같아서는 그 입술에 콘크리트를 쏟아붓고 싶을 정도였다.

진보당 또한 어설픈 선거 연대니 뭐니하며 새민련에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자꾸 그럴수록 지지층의 결집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동된다. 자기 길을 뚜벅뚜벅 소신 있게 걸어 갈 수 있을 때라야 수권당으로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새길 수 있어야 한다. 언제까지 들러리 정당으로 남을 셈인가? 부디 수권을 목표로 삼기 바란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