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참회 대신 대국민 협박인가?/정성태

시와 칼럼 2014. 5. 1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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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그 얼마나 미개하고 또 파렴치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지를 거듭 확인하게 된다. 

지금 우리는 4.16 집단 학살로 역사에 기록될 세월호 만행을 그저 무기력하게 목도한 바 있다. 그에 따른 국민적 공분이 가히 하늘에 사무치고 있다. 그런데 이를 놓고 사회 불안, 분열 야기, 서민 경제를 해치는 일이라며 사실상 대국민 선전 포고에 다름 아닌 발언을 하고 나섰다. 

작금 사회 불안의 단초는 정부 여당에 대한 극도의 불신에서 기인하고 있다. 능히 살릴 수 있는 300여 명이 넘는 생목숨이 공권력에 의해 무참히 바닷속에 수장됐다. 분열 야기 또한 부정 선거와 간첩 조작 그리고 무차별적 종북몰이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서민 경제가 벼랑에 내몰리고 있는 것도, 재벌과 슈퍼 부자만을 위해 국가 권력이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행한 말의 진위는 명백해진다. 이는 상황의 본질을 호도하고 또 왜곡하기 위해 차용한 얄팍한 술책에 불과하다. 책임 소재를 국민 일반에게로 돌리려는 간교한 발상에 다름 아니다.

무엇보다, 참담한 심정에 처해 있는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또 상처 입은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도 부족할 판국이다. 아울러 집단 학살을 야기한 관련자들을 철저히 색출해, 그에 따르는 사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어도 분이 풀리지 않을 지경이다. 그런데 현실 인식은 전혀 그렇지 않다

결국 박근혜 권력의 추악한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그렇다면 어찌 이런 정권을 믿고 따를 수 있겠는가? 향후 또 무슨 유사 범죄에 의해 애꿏은 국민만 끔찍한 떼죽음을 당하란 말인가? 언제까지 노예적 삶을 강요 받아야 하겠는가?

극악무도한 정권은 국민적 총아에 의해 끌어내리는 것 외에는 달리 묘안이 없다. 거기 국민된 입장에서 갖출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는 그나마 하야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하는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정중히 권하는 바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