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촛불 버리고 횃불로 거리 밝혀야/정성태

시와 칼럼 2014. 5. 6.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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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회의가 주도하고 있는 촛불집회에 대한 실효성 측면에서 매우 회의가 깊다. 시청광장 또는 청계광장 등과 같은 어떤 특정된 공간에 의제를 가두어 놓은 체, 그것이 대중 속으로 확전되는 것을 오히려 차단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그 자체만으로도 일정 부분 성과가 있을 수 있다. 즉, 슬픔과 분노에 겨운 대중의 감정을 배설케하는 하나의 해우소 같은 것 말이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쌓인 응어리를 털어만 낸 뿐, 그것이 목표하는 것에는 전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그것이 의도된 것은 아니리라 믿는다.

이제 방향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크게 투쟁성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두리 양식장으로 퇴락한 지금까지의 집회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 자신 없으면 현재의 집행부도 배후로 물러나서 보급품 지원 정도에 머물러야 한다. 

광주에서는 횃불을 든 집회가 거리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일원에서, 같은 운동성을 갖춰야 하리라 여긴다. 시국회의 또한 이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실질적 열매를 취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차제에 하나 더 첨언하자면, 같은 시각에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특별시, 광역시, 광역자치단체  소재지로 나누어 규합하고 또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여력이 닿는다면 기초단체인 '시군구'로 세분하면 더욱 좋을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가투로 전개되어야 할 것임은 두 말 할 나위 없다. 

이를 위해 진보당과 민노총이 우선 앞장 설 수 있기를 촉구한다. 거기에 뜻을 함께 하는 개별 단체 및 일반 시민이 중앙 및 지역별 집행부에 참여하는 형태가 되면 바람직하겠다. 지혜와 협력 그리고 용기가 요구된다. 피끓는 모두의 심장으로 위난에 처한 국가를 구할 수 있기 바란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