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기타]

소싯적 고향의 혼불 이야기

시와 칼럼 2014. 3. 11.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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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다니던 무렵으로 기억된다. 당시 고향 시골 마을에는 가로등이 2개 설치되어 있었다. 윗마을과 아랫마을에 각각 하나씩 자리를 잡고서 밤을 밝혔다. 늘 달빛이 없는 날이 문제였다. 가로등 있는 곳을 지나면 곧장 어두워져서 은근히 오금이 저렸다.

사람이 죽으면 혼불이 나간다는 말을 어른들로부터 적잖이 들었던 터다. 그런 탓에 내심 그 실체에 대해 궁금한 생각을 종종 하게 되었다. 그런데 마침내 그에 대해 바로 막 구운 호떡을 먹는 듯한 생생한 증언을 들었다.

유달리 달빛 하나 없이 어두운 그 날이었다. 읍내에 다녀 오던 어머니 그리고 함께 동행했던 당시 한 살 아래이던 여동생이 겪은 일화다. 집에 도착한 초등학생 여동생이 무척 흥분된 어조로 어머니와 함께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본 사실을 얘기하는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아무개네 집 앞에 오는데 갑자기 퍼런색 불빛이 너울너울 허공으로 날아 가는 것을 보았단다. 여동생이 신기한 생각이 들어, 즉각 저게 뭐냐고 어머니께 물으니, "아무개네 아버지가 돌아 가셨나 보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날, 병으로 앓고 있던 아무개네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부고가 있었다. 그렇다면 그 망자는 퍼런 불빛으로 존재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물질은 어떤 성질의 것일까? 이에 대해 과학은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