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기타]

이승철 시인 등단 30주년 맞아 육필 시집 출판기념회 열어

시와 칼럼 2013. 12. 2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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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금) 저녁, 인사동에서 이승철 시인의 등단 30주년을 기념해 출간한 육필 시집 "5월"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곡초 가운데 살면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시인의 모습에서 듬직한 형의 느낌을 갖게 하는 문단의 중진이다.

전남 목포 태생이며, 함평과 서울에서 성장했다. 그가 출간한 도서가 문제가 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옥고를 치루기도 했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재창립 간사와 [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학평화포럼]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시집으로는 "세월아, 삶아", "총알 택시 안에서의 명상", "당산 철교 위에서" 등을 비롯해 다수의 편저서가 있다.

당산철교 위에서/이승철

2만5천 볼트의 전류를 기운차게 뿜어내며
2호선 전동차가 바람을 헤치며 돌진한다.
당산철교 밑으로 푸르딩딩한 강물이 떠가고
당인리 발전소 저켠 치솟는 굴뚝연기들이
사쿠라꽃처럼 화들짝 꿈틀거리고 있다.
나는 일순, 덜컹이다가 쓰러진 공복을 어루만졌다.
나는 지금 한 마리 낙타로
인생이라 불리는 신기루를
무사히, 잘, 건너가고, 있는가?
옛사랑이 다만 흐릿하게라도 남아있는 한
세상을 사는 존재의 형식을 되묻지 말아야 한다.
전동차 유리문 너머 오늘 또다시 수타국수처럼
수십 수백 가닥으로 내리쳐질
한 사내의 누리끼리한 얼굴
저리도 점잖게 미소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