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기타]

어버이날 유감/정성태

시와 칼럼 2013. 5. 9.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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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5월 8일을 어버이날로 정해 기념한다. 대체로 불혹의 나이를 넘게 되면, 어버이가 베푸신 은혜에 대해 새삼 각별한 생각을 지닐 듯하다. 어쩌면 가슴이 먹먹하게 느껴지는 분도 많으실 것이다. 그만큼 삶의 전장터에서 실전을 치르며 살아 온 이력에서 우러나는 감사함이리다.


그런 오늘, 개인적으로 기분이 꿀꿀한 일이 발생했다. 오후 시간 일터 사무실에 들어 섰는데, 어느 사람이 카네이션을 한 송이 건넨다. 순간 당황스런 마음을 애써 감췄다. 그런 잠시 "사람들 눈에 나도 그만 늙어 보이는 게야"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사실 그것은 거짓말이다. 아직 영감 냄새는 나지 않는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다만 결혼하지 않은 사실을 뻔히 알고 있는 녀석이 카네이션을 건네는 데 따른 당혹감이 훨씬 더 컸을 것이다. 어쩌자고 그 빛나던 청춘의 때를 다 놓치고 이런 비운을 겪어야 한단 말인가?

그래, 그래도 그 녀석은 나에게 건네는 그의 따뜻함이 담긴 정성일테고 또 그러한 마음에 거짓이 아닐 것이라며 애써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리고 그를 향해 씨익 웃음을 건네 주었다. 그의 환한 표정이 보기에 좋다. 비닐에 쌓인 꽃은 한동안 나와 함께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