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보훈처장을 경질해야/정성태

시와 칼럼 2013. 5. 18.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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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석탄일 봉축법요식에서 "가족처럼 화합하고 마음을 모을 수 있다면 그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고 밝혔다.

지극히 상투적으로 들린다. 가족처럼 화합하고 마음을 모을 수 있는 사회적 토대를 전혀 마련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우리 사회를 갈갈이 찢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피를 나눈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도 거짓으로 일관하게 된다면 분노가 치솟게 된다. 하물며 군인의 총칼에 의해 숱한 양민이 학살된 광주민주화운동의 참혹한 시대적 진실마저 자꾸만 은폐하고 또 축소하려 든다면, 거기 피할 수 없는 국민적 공분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거센 저항이 따름은 당연지사다.

그래서 묻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진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지 못하도록 조처한 국가보훈처장을 경질할 의향은 없는지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을 향해서는 화합과 마음을 모을 것을 주문하면서도, 정작 뒤로는 그것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그러한 파렴치한 작태로는 박근혜 정권의 몰락만을 재촉할 뿐이다.

국민 화합은 결코 말로 되는 것이 아니다. 상처 입고 그로인해 고통 가운데 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것은 진실이 진실로서 역사 가운데 살아 있게 하는 것이다. 감추고 왜곡한다고해서, 있었던 사실이 결코 사장되는 것은 아니다.

 

계층간, 지역간에 발생하고 있는 극심한 편차도 우리 사회의 통합을 저해하는 큰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더욱이 역사의 변곡이 되었던 시대적 아픔마저 권력의 편의에 따라 아무렇게나 짖찢어 놓으려 한다면, 국민적 심판을 피할 길이 없다. 이를 박근혜 정권이 새길 수 있어야 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