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그와 나누는 동거/정성태

시와 칼럼 2012. 7. 26.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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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나누는 동거

 

 

 

어제 저녁 무렵

내 좁은 욕실 어딘가에 틀어박힌 채

자정이 넘도록 소리를 내고 있는 녀석.

 

 

혼자 사는 내게

소통되지 않는 대화를 건네는 것도 같고

때론 내 슬픔을 대신 울어주는 것도 같다.

 

 

5년여를 꼬박 땅속에 갇혀 지내다

무슨 인연이 깊은 것이기에

지상의 짧은 삶을 나와 함께 하는 것일까.

 

 

혹여 울음 그칠까 봐

내 한 여름의 작은 벗에게

오늘은 낮은 목소리로 안부를 묻는다.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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