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기방 여인네의 뒷모습에 비친 사랑/정성태

시와 칼럼 2012. 7. 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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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방 여인네의 뒷모습에 비친 사랑

 

 

어느 댁 나들이를 갔더니

거문고를 안고 가는

조선시대 기방 여인네의 뒷모습이

쓸쓸한 풍경으로 눈에 띈다.


우리네 삶의

종착을 보는 것만 같아

한 동안 말을 잊고

깊은 생각에 함몰된 채 나왔다.


결국 사람 사는 동네의

목숨을 버릴 듯 열망하던

그 뜨겁고 애절한 사랑도

언젠가는 저렇듯 돌아서는 것이리라.


그게 혹 짧은 동안의 것이라도

또는 일생을 함께 한 것이라 할지라도

마침내는 죽음과의 결별을 피할 수 없듯

그렇게 이별은 공평한 것이어서

어느 순간에나 있게 마련인가 보다.


그림 속에 비친

기방 여인네의 애잔한 뒷모습 속에

끝내 사내 곁을 떠나와야만 하는

그녀의 슬픈 연정과도 같이


사랑은 그렇게

길고 짧음의 차이일 뿐,

누군들 영속하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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