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참여정부의 서민 죽이기/정성태

시와 칼럼 2010. 10. 22.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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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온통 칠흑 같은 먹구름으로 휩싸여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4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상위 20%의 소득계층 수입이 하위 20%의 소득계층 수입에 비해 무려 6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써 노무현 정권 들어 우리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국은행 발표 역시 우리를 매우 우울하게 한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2.7%에 그친 상황에서 그나마 우리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수출마저 한 자릿수로 떨어진 상태다. 아울러 내수경기 진작을 가늠할 수 있는 소비자 기대지수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고, 기업의 투자의욕과 관련된 경기실사지수 또한 악화됐다. 한 마디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무지 어디서도 희망을 찾을 수 없다. 그런데 무엇보다 큰 문제는 국민들 사이에 제 2의 IMF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각종 명목의 세금 인상은 근로자의 소득증가에 비해 무려 4배나 늘어났다. 그렇다고 국민에 대한 의료 및 기타 국가의 서비스 질이 크게 개선된 것도 별반 없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가계의 소비지출은 더욱 줄게 되고 빈곤층의 고통은 그만큼 가중되고 있다. 특수층 일부를 제외한 많은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전체 가구의 31.3%가 적자 가구로 나타나고 있으니 굳이 하위 소득계층의 참혹한 사정을 말해 무엇하랴.

이는 곧 盧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대한 심각한 국민적 불신으로 귀결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취임 초에 비해 현재는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상태다. 열린당 또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지난 총선 후의 압도적 지지와는 달리 현재는 당시의 절반 가량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되고 또 이와 맞물려 정계 개편이 가시화 되면 앞으로의 사정은 훨씬 더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현상은 충분히 설명되고도 남음이 있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말로는 개혁과 소득분배 그리고 사회정의를 외치면서도 실상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 오히려 정책의 잦은 혼선과 오락가락으로 인해 우리사회의 건강한 미래상마저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대통령 측근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들의 각종 크고 작은 비리도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백약이라도 무효가 되기 마련이다. 경제 주체는 물론이고 국민 또한 정부 여당에 대한 불신이 회복 불능으로 깊어진 상황에서 무슨 수로 활로를 찾을 수 있겠는가. 암 덩어리가 말기를 넘어서 어느새 몸 전체로 전이된 마당에 그 어떤 약발인들 먹힐 수 있겠는가. 이젠 그저 정부 여당이 더 이상 국정을 혼란에 빠트리지 말고 다만 현상유지만이라도 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할 뿐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역량이 되지 않는다면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복락을 위해 대통령 스스로가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시인 정성태

 

2005년 5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