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5공과 결탁한 유시민 식 개혁

시와 칼럼 2010. 10. 22.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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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해야 될 사람의 전형에 대해 크게 두 부류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우리가 이미 경험한 바와 같이 5공 당시의 전두환 정권을 예로 들 수 있다. 총칼을 앞세워 노골적인 탄압을 자행함으로써 스스로가 악랄한 사람임을 여실히 드러낸 경우다. 그런데 정작 더 두렵고 피해야 될 대상은 사실 따로 있다. 바로 스스로를 의인인 척 하는 사람으로 열린당의 유시민 의원을 대표적인 인물로 들 수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피아가 분명하고 선악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대상이어서 오히려 손쉬운 상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후자와 같은 경우에는 스스로 행하는 처신의 간교함과 교묘한 사이비 짓으로 인해 그 파렴치함을 간파하기가 그리 용이롭지 않게 된다. 사물과 현상을 보는 안목이 지혜롭고 냉철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결코 수월하게 상대의 기만성을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유시민 의원을 일컬어,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마치 그가 개혁의 전도사라도 되는 것처럼 일컬어지고 있다. 그 진의에 대한 정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적잖은 사람에 의해 논의되고 또 현재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따라서 그에 대한 가부를 가지고 여기서 새삼스레 논할 필요는 느끼지 못한다.

그럼에도 몇 가지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지난 민주당 분당 과정에서 그가 셀 수 없이 쏟아내던 독설, 즉 권력을 좇아 열린당에 참여한 인물은 개혁적이고 또 신의와 지조를 지키기 위해 민주당을 사수한 인물에 대해서는 반 개혁 세력이라고 매도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불과 얼마 전에 있었던 열린당의 당의장과 지도부를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을 편들지 않는 사람은 마치 반 개혁 세력이라도 되는 양, 한솥밥을 먹고 있는 동료 의원들을 거세게 몰아세우지 않았던가.

그런 그가 이제는 말이 없다. 재보궐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집권 여당인 열린당의 무차별적 사람 빼가기가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할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데도 그의 개혁 나팔 소리는 어디서도 들리지 않는다. 그는 명색이 개혁을 빙자해 정치적 치부를 가장 크게 누리고 있는 대표적인 사람이 아니던가. 더욱이 열린당의 지도부 가운데 책임 있는 한 사람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쉬지 않고 대뇌이던 그의 개혁에 대한 목청이 한낱 싸구려 치장이었으며 그야말로 얄팍한 입발림이었단 말인가.

아직 자민련 당적에서 탈당 처리되지 않은 사람을 열린당 후보로 공천했다가 뒤늦게 이를 알고 황급히 교체하는가 하면 또 한나라당 출신의 현직 자치단체장을 며칠 전에 영입한 바 있다. 여기에 5공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이 경북 영천의 재보궐 후보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입만 열면 개혁 운운하던 유시민 의원이 5공 출신의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경북 영천까지 내려가 맹렬히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참으로 치가 떨리고 아연 말문이 막힐 일이다. 기회 있을 때마다, 자신과 다른 이는 반 개혁적 인물이라며 매도하고 흑색 비방하던 그가 정작 5공의 주요 인물을 국회의원에 당선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 기막힌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좋게 해석하려고 해도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 참으로 기형적이고 패륜적인 현상임에 분명하다.

그간 유시민 의원이 쏟아 붓던 그 많던 말의 향연이 한낱 권력을 움켜쥐기 위한 수단으로 그리고 자신의 권력을 확대 재생산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이용되었다는 단적인 반증인 셈이다. 개혁의 순결함을 남발하며 자신의 정치적 치부를 키우기 위해 활용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씁쓸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 향후 다시는 국민을 기만하는 가증스럽고 이율배반적인 정치 행태가 사라지기를 기대하는 마음 크다.


 

시인 정성태

 

2005년 4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