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전언/정성태

시와 칼럼 2010. 9. 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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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

 

 

묻지 마십시오

기억할만한 것이 없으니

또한 드릴 말씀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별은 어느 순간에도

가슴 메이는 것을,

문득 일어서는 이승의 뒤안길에서

꽃잎은 애달게 흩어져 내리고

또 길을 떠난 철새의 일단을 보았습니다.

탁하게 들이킨 담배 연기가

내 약한 위장을 침범할 때 다짐했던,

돌이켜보면 사뭇 처절한 결단의 때가 있었건만

여전히 흡연의 폐해는 위통을 동반하고

나는 또 이별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니 더는 묻지 마십시오.

벌써 문 앞에 다다른 그림자 하나,

나는 여태껏 그것을 꿈이라 이름 합니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시집 "이쯤에서 내 사랑도 깊게 울어야 한다"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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