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산책길에 떠도는 단상

시와 칼럼 2026. 3. 11. 19:05

산책길에 떠도는 단상


돌아서는 길에
피차 그 무슨 서운함을 토로하겠는가.

우리가 꿈꿨던 인연의 기억들
훗날 불쑥불쑥 꺼내 볼 일 생기거든

그리하여 마음 자락 어느 언저리라도
아직 여리던 날의 꽃잎 같이 남아
서로에게 양식일 수 있으면 족할 뿐인 것을

이제 우리가 비록 손 흔든다하여
거기 어찌 사악한 그림자를 드리울 일이겠는가.

흐르는 물이
설혹 그 가는 길을 모른다 해도
종국엔 바다와 맞닿아 있듯

돌아서는 길에
피차 그 무슨 서운함을 토로하겠는가.


詩 정성태

728x90

'정성태 [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흐린 날의 귀가  (2) 2026.07.06
내 사랑이 깊다한들  (6) 2025.12.28
얼마나 더 지우고 닦아야  (10) 2025.10.15
네게 날개를 주리니  (6) 2025.10.05
눈부신 햇살로 남을 거예요  (4) 2025.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