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기타]

동짓날 신당동 천(泉)팥죽집

시와 칼럼 2024. 12. 2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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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을 사기 위해 길을 나섰다. 신당역 4번 출구로 나가면 곧장 골목길이 나온다. 그 골목으로 약 100m 가량 올라가면 신당동 천(泉)팥죽이 자리하고 있다.

동짓날이어서 그런지 골목길을 따라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그냥 발길을 돌리려다, 여기까지 온 것이 너무 아까워 줄을 섰다. 추위에 떨며 무려 1시간 30분을 기다린 후에야 포장된 팥죽을 손에 들었다. 집으로 향하다말고 팥죽을 사려는 사람들 행렬을 보니, 여전히 까마득하다.

주인장에게 "매년 빌딩 하나씩 올리겠습니다"라며 싱거운 농담을 건넸더니, 그냥 웃기만 한다. 새알팥죽 11000원, 팥칼국수 10000원, 작은 포장 용기에 김치, 동치미 각각 따로 담겨 있다. 김치 맛을 보니, 중국에서 수입한 김치가 아니다. 그만하면 착한 가격인 셈이다.

동짓날 팥죽을 먹는 것은 팥의 붉은 색이 양기를 불러오고, 반면 음기와 액운을 물리치는 등 악귀를 모조리 쫓아낸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찹쌀로 만든 새알팥죽과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팥칼국수가 대표적이다.

팥죽은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서 피로 회복과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사포닌 성분이 함유돼 있어서, 몸속 노폐물을 제거해 주는 등 건강식으로도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