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기타]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선택

시와 칼럼 2024. 11. 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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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개신교 신앙인이다. 그런데 예배당에 출석하지 않은지 꽤 오래됐다. 간혹 기독교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사람도 있다. 특히 개신교에 대해 더욱 그러한 듯싶다. 나 또한 기독교, 특히 개신교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낼 때도 있다. 여기서 그 점을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어느 때부터 지난 시절을 회상하거나 복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생각할수록 삶은 선택의 연속인 듯싶다. 지난 시절의 내 처지와 입장을 대입하면, 주어진 기회가 모두 은혜고 감사였다. 그러나 그때는 그게 축복인 줄 몰랐다.

어느 중형교회 청장년 회장으로 열심히 봉사하던 20대 후반 무렵, 나를 좋아했던 여인이 두 명 있었다. 여러모로 나보다 훨씬 뛰어난 자매들이었다. 출중한 미모 또한 그랬다. 그 가운데 어떤 자매는 다른 남자 교우가 말조차 붙이기 어려워 할 정도로 콧대가 높았다. 그런데 나는 그녀들에게 마음을 열어주지 못했다.

젊은 시절, 공직에 나갈 기회도 있었으나 고사했다. 그때 했더라면 그런저런 살고 있을테다. 그렇다고 후회가 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바리새인과 랍비들의 죽은 성전을 뒤엎어버린, 나는 예수의 그러한 혁명을 여전히 꿈꾸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지나온 삶에서, 그때 선택하지 않아 후회스러운 것이 있다. 바로 신학을 하지 않은 것이다. 교회 청장년 회장으로 봉사할 무렵, 나는 뜻하지 않게도 여러번 신앙적 체험을 하게 됐다. 그런 이후 예장 합동 소속 어느 집사님께서 학비, 생활비 일체를 지원해줄테니 신학대학에 입학할 것을 권면했다. 그런 이후 얼마되지 않은 무렵, 극동방송 어느 침례교 목사님께서도 유사한 권면을 하셨다.

사실 20대 무렵 나는 신학을 해서 구도의 길을 가려는 마음이 강했다. 그러나 교단 문제가 가장 걸렸다. 내가 원하는 신학교 입학 문제는 그 전에 모친과 합의가 됐다. 그런데 이후 갑자기 안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숙부님을 비롯한 집안 어른들의 반대 때문에 그랬던 듯싶다. 집안 장손이 예수쟁이? 뭐 그랬을 것으로 유추된다.

그러다 20대 후반에 전혀 뜻하지 않았던 기회가 온 것이다. 그것도 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두 곳에서 그랬다. 그런데 보수적 색채의 교단 문제가 크게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여성 문제로 인해 실족하게 되면, 과연 신께 영광이 될 수 있겠느냐는 그런 반문도 들었다. 결국 고사하게 된 배경인 셈이다.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런 선택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