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을 칭하며 임기 전반기 내내 달라붙는 수식어를 든다면 단연 이념적 교조주의다. 특히 현상에 대한 이해와 대처가 극단적 편향성을 보이며 위태롭게 치달았다. 그로부터 파생된 얄팍한 편가르기는 곧장 부동층을 적으로 돌려세웠다. 상식적 안목을 지닌 보수층마저 날로 등을 돌리게 만든 요인이다.
그것은 마치 술에 취한 운전자가 고속도로를 제멋대로 폭주하는 거대한 트럭을 연상하기에 그리 부족하지 않았다. 매사 거칠면서도 무모하고 서툴렀다. 더욱이 대통령 주변부를 둘러싼 내로남불까지 연신 불거지며 공정과 상식은 사전 속에서만 아우성일 뿐이었다. 거기 국민적 근심도 깊어갔다.
급기야 대북 전단지와 대남 오물풍선이 38선을 교차하며 낙하되는 등 세계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최근 사도광산 추도식에서 일본에게 얻어맞은 뒤통수는 현대판 을사늑약 현장을 보는 듯했다. 그것이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고통마저 뒤로한 채 무작정 일본을 감싼 결과다. 최악의 외교 참사로 기록될 듯싶다.
대통령실 근무자 일각의 범법 사실이 불거져도 자리가 보존되고, 일부 장관은 유아적 수준의 막말을 쏟아냈다. 유독 수준 박약한 인물만 핀셋으로 쏙쏙 골라 기용하는 것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정책 수립과 실행이 있을리 만무했다. 거기 국민 일체감 형성은 기대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야말로 정제되지 않은 것의 연속이었다. 대통령의 국정 이해 부족은 차치하더라도, 진언할 줄 아는 참모도 찾기 어려웠다. 더욱이 김건희 여사 국정개입 정황까지 여러 방면에서 겹치며 용산을 향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을 향했다.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이 매우 우려스러운 지경에 놓여 있다.
우선 대통령 자신이 일신해야 한다. 국정기조 전환을 위한 참모진과 내각의 대대적적 개편도 요구된다. 김 여사를 둘러싼 잡음도 더는 없어야 할 일이다. 이의 선행없이는 상황 타개를 기대하기 난망하다. 외눈박이 시각과 내로남불이 지속된다면 국민적 반발 기류도 한층 강하게 형성될 개연성이 높다.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국면에 놓여 있다. 우리 내부적으로는 극심한 국민적 반목 양상이다. 야당들의 책임도 크다고 할 수 있겠으나, 결국 그 모든 것은 대통령을 향해 귀결된다. 한숨 섞인 민생을 돌봐야 하고, 주변 강국 및 북한 리스크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말폭탄만이 능사가 아니란 뜻이다.
이제라도 국민적 역량을 최대한 결집할 수 있는 비전 제시와 함께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물론 대통령의 노력하는 모습도 읽히고 있다. 하지만 방향성이 잘못되면 국민적 동의는 고사하고, 원치 않는 결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의 인식 전환과 결단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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